불황에도 뜨거웠던 신기술 경쟁… ‘혁신’ 인정받은 한국 기업

조민아 2023. 9. 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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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이 5일(현지시간) 막을 내린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가전 불황'에도 전 세계 정보통신(IT)·가전 업체들은 IFA에 참가해 신제품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뽐냈다.

IFA에 전시된 제품은 직접 게임을 즐기는 현지 관람객들로 모니터 앞 좌석은 한때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합쳐진 신제품을 나란히 선보이며 또 다른 승부처를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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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 폐막
'IFA 2023'이 열린 독일 베를린의 전시관 '메세 베를린'에 "미래를 상상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어있다. 베를린=조민아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이 5일(현지시간) 막을 내린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가전 불황’에도 전 세계 정보통신(IT)·가전 업체들은 IFA에 참가해 신제품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뽐냈다. 관람객과 해외 바이어들은 불황 이후 시장 회복 국면을 이끌 만한 혁신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기업은 어디일지 주목했다.

세계 최초 무선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는 IFA에서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백선필 LG전자 HE 상품기획담당(상무)는 지난 2일 베를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무선 OLED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았다”고 반응을 전했다. 이달 유럽에서 출시되는 신개념 포터블 스크린 ‘스탠바이미 고(Go)’는 영국 트러스티드리뷰, 포켓린트 등 외신들로부터 최고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3~27일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3’에서 공개한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 G9’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IFA에 전시된 제품은 직접 게임을 즐기는 현지 관람객들로 모니터 앞 좌석은 한때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이 제품에는 세계 최초 듀얼 UHD 해상도가 제공됐고, 32대9 슈퍼 울트라 와이드 비율, 1000R 곡률 등을 지원한다. 32형 크기 UHD 모니터 두대를 나란히 붙여놓은 듯한 효과가 있다.

현지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오디세이 네오 G9'로 게임을 하고 있다. 베를린=조민아 기자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합쳐진 신제품을 나란히 선보이며 또 다른 승부처를 예고하기도 했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대용량 드럼 세탁기(용량 25㎏)와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기(용량 13㎏)를 융합한 제품이다. 세탁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세탁물을 옮기는 과정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세탁건조기는 열풍으로 건조하는 방식이어서 시간이 많이 걸리고 옷감이 상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히트펌프 방식으로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베를린=조민아 기자

삼성전자도 동일한 용량으로 세탁기와 건조기를 합친 제품을 공개했다.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에 적용된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됐다. 세탁물의 종류와 무게, 오염도를 감지해 세탁하고, 센서가 내부 온도와 습도를 감지해 건조한다. 제품 하단에는 물건을 보관할 만한 서랍이 탑재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종 버전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합친 제품의 모습. 베를린=조민아 기자

지난해 IFA에서 주목받은 초연결을 위한 스마트홈은 올해에도 하나의 키워드였다. 특히 중국 업체인 하이센스가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인 ‘커넥트 라이프’를 소개하는 전시 공간을 따로 조성한 게 인상적이었다. 커넥트 라이프에서 설정할 수 있는 건 예를 들어 에어컨의 경우 온도와 모드, 속도 등이었다. 하이센스는 올해부터 커넥트 라이프가 글로벌 표준 연합 CSA가 만든 사물인터넷(IoT) 공용언어 매터(Matter)를 차용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스마트싱스, LG씽큐의 고도화된 기능들을 소개했다.

홍콩 로봇 회사 핸슨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데스데모나'. 베를린=조민아 기자

IFA의 로봇 기술 전시공간에도 관람객들이 몰렸다. 홍콩 로봇 회사 ‘핸슨로보틱스’는 AI 기업 싱귤래리티넷의 인공일반지능(AGI) 기술을 접목한 휴머노이드 로봇 ‘데스데모나’(Desdemona)를 선보였다. 전시장에선 사람과 데스데모나가 서로 대화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만약 가능하다면, 지구에서 인간을 대신해 지구를 지배할 건가’는 질문에 데스데모나는 “내게 그럴 책임이 준비돼 있을지 모르겠다. 내 생각에는 인간과 함께 세계를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자연스럽게 눈을 깜빡이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베를린=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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