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환경을 생각한 선유도공원
[전갑남 기자]
▲ 서울시 영등포구 선유도공원입구. 환경생태공원으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가족단위 소풍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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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중심부에 선유도란 작은 섬이 있다. 마포구 합정동과 영등포구 당산동을 잇는 양화대교에 거대한 배처럼 떠 있는 선유도이다. 옛적에는 육지에 붙은 선유봉(仙遊峯)이라 부르는 나지막한 야산이었다. 봉우리 모양이 고양이를 닮았다 하여 '괭이산'으로도 불렀다.
선유도는 말 그대로 하면 신선이 놀았다는 섬, 그래서 그런지 옛 문헌에도 빼어난 풍광 때문에 시인 묵객들 작품 속에서 많이 등장하였다. 특히,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 선생의 <양천팔경첩> 중에 등장하는 그림 속 <선유봉>은 가히 그 아름다움이 어찌했는가를 실감케 한다.
▲ 선유도공원 이야기관. 선유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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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봉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옛 자취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한강 개발사업과 함께 선유봉이 있던 자리는 모래밭 섬으로 변했고, 1978년부터 20년 넘게 서울 서남부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으로 사용되었다. 지금은 폐수장이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하여 시민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계절은 불을 품은 듯한 한여름. 선유도공원은 눈이 시도록 푸르고 짙은 녹음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은 선유도 숲길을 찾아 발걸음도 가볍게 산책을 한다.
▲ 선유도공원 이야기관 내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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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관은 예전 정수장으로 쓰일 때 송수펌프실을 개조한 건물로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마침 6월부터 '당신이 몰랐던 선유도 이야기'라는 주제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지금의 선유도공원이 탄생하기까지 다사다난했던 과정을 사진과 함께 그림, 조각, 조형물 등으로 꾸며놓았다.
서울시 최초 환경생태공원이자 물의 공원으로 한강 명승지 공간을 재탄생하였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하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 도심과 숲이 공존하는 시민들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발상이 기발하다.
기능을 다 한 폐기된 정수장의 구조물을 활용한 발상! 물 순환 시스템을 활용한 4개의 주제 정원으로 꾸몄다. 거기에다 여러 식물군락지가 참 아름답다. 약품으로 물속 불순물을 제거하던 침전지는 수생식물이 자라서 자연정화를 하는 수질정화원이 되었다.
생산된 수돗물을 가두어 두던 정수지 또한 상부를 철거하고 기둥에 담쟁이를 심어놓아 녹색기둥의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또 모래와 자갈로 불순물을 걸려내는 여과지는 수생식물원로 가꿔 하천이나 늪에서 자라는 식물이 자라고 있다. 침전지였던 자리는 다양한 꽃과 나무를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의 정원'이란 이름이 되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선유도공원은 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친환경 도시공원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계획적으로 설계하고 가꿨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이야기관을 나왔다. 작은 온실이 눈에 띈다. 온실 안에는 사철 꽃피는 다양한 열대식물이 자라고 있다. 키가 큰 열대성 식물과 화초에서 화려한 꽃을 피웠다. 특히, 작은 연못에 핀 수련이 예쁜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온실 안 뜨거운 열기에 얼른 밖으로 나왔다.
▲ 선유도공원에는 녹음이 우거진 숲이 있고, 철철이 예쁜 꽃들이 피어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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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정해진 코스 없이 편안한 길을 선택하여 걸으면 된다. 걷다 보면 능소화, 수국, 나리꽃이며 화단에 가꾼 예쁜 꽃들도 만난다. 소나무숲, 울창한 플라타너스, 메타세쿼이아 길을 걸을 땐 마음도 정화되는 느낌이다.
▲ 공원에서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바라보며 쉬어가기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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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창한 소나무숲 아래 서 있으면 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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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에서는 직박구리를 비롯한 많은 새들을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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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것은 낡은 대로 비어 있는 것은 빈 채로
▲ 선유도공원에 있는 선유정. 단아한 모습이 선유도공원과 잘 어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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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음이 우거진 선유도공원. 생태공원 답게 정갈하고 깔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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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유도공원 보행자 다리 선유교.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지금은 보수공사로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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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화대교 남단 철새조망지에서 한강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양화대교와 한강철교 사이에 작은 섬 악어섬에서 새들이 쉬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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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공원 정보
▶공원위치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 343
▶이용시간 : 06:00~24:00
▶버 스 : 선유도공원 정문에서 하차(주차장 시설이 없음)
▶지 하 철 : 9호선 선유도역(도보 10분), 2호선 당산역(도보 15분)
▶선유교 보수공사(11월 말까지)로 선유교가 폐쇄되어 양화대교 쪽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편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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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인천in>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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