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홍범도 평가 바뀐 것 없어…흉상 이전은 국군의 뿌리 문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김현동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4일 "홍범도 장군에 대한 나의 평가에서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바뀐 것이 있다면 현충원에 모실 때는 적극 지지했는데 우리 국군의 뿌리를 모시는 육군사관학교에 홍 장군의 흉상을 모시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에 대한 입장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육군사관학교에서 홍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기로 한 국방부의 결정을 지지하니 일부 언론들이 홍 장군에 대한 나의 평가가 지난 시기 '귀감'에서 '혼선을 주는 인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태 의원은 "사실 홍 장군이 사회주의자인지 공산주의자인지는 누구도 단정 지을 수 없다"며 "다만 소련공산당 입당과 소련군에서의 경력, 여러 자필 문서, 소련 공산당원으로 생을 마감한 것이 역사적 사실로 남아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력이 본인의 자율적인 이념 선택인지 아니면 항일이라는 당시 현실 속에서 소련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했던 상황과 그 후 소련 공산당원이라는 지위가 주는 편익 때문이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며 "지금 논점은 홍 장군을 우리 국군의 뿌리로 보고 흉상을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에 모실 수 있는가이다"고 주장했다.

또 "군사 교육기관에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공산당 동조 이력을 가진 홍 장군의 흉상을 세우면 생도들에게 이념 혼선이 생길 수 있다"며 "소련군 군복을 입고 있는 홍 장군의 흉상이 있다면 동맹국들이 우리 군을 어떻게 볼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만일 우리 국군이 뿌리로 삼아야 할 독립운동가들의 흉상이 육군사관학교에 필요하다면 논란이 없고 이념적 정체성도 이력도 명백하고 자유민주주의 공화제에 기초한 분들을 우리 국군의 뿌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태 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 속에 지난 2021년 유튜브에서 "김일성은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이렇게 평가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자신은 물론 온 가족까지 희생된 장군과 그의 가족의 희생정신은 우리 모두의 귀감"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말 바꾸기 논란이 일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