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한줌의 유권자가 내년 美대선 결정..경합주 역대 최저"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리턴 매치가 유력시되는 내년 대선은 애리조나주, 조지아주, 위스콘신주, 미시간주, 네바다주, 펜실베니아 등 6개 경합주에서 승부가 판가름 나며 역대 어느 선거보다 경합 지역이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4일(현지시간) 내년 대선에서 경합주 수는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많아야 7~8개, 적을 경우 4개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NN 방송은 "내년 대선의 본선 레이스 시작을 1년 앞두고 여전히 많은 것이 불투명하지만, 얼마 안 되는 경합주에서 한 줌의 유권자에 의해 향배가 결정될 것은 분명하다"며 이같이 전했다.
실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처음 당선된 2008년 대선 이후 2020년 대선까지 4번의 대선에서 전체 50개 주 가운데 각각 20개주가 내리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에 더 많은 표를 안겨준 것으로 집계됐다. CNN은 "이는 전체 선거인단의 80%, 40개주가 4번 연속 같은 당 후보에 더 많이 투표했다는 의미로, 20세기 이후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1932년부터 1944년까지 네 번 연속 당선됐을 때에도 전체 50개주의 3분의 2만이 같은 선택을 내렸다.
1976년부터 1988년까지 투표 경향을 놓고 보면 절반의 주만이 매번 동일한 당에 투표했다. 게다가 2008년 이후 대선에서 지지 정당을 번복한 10개 주에는 인디애나, 아이오와, 오하이오, 플로리다 등 4개 주가 포함됐는데, 이들 모두 트럼프 시절 확고한 공화당 지지로 돌아선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 경합주는 한층 줄어든다.
노스캐롤라이나 역시 10개 주에 포함됐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첫 승리를 거둔 것 이외에는 대부분 공화당의 당세가 강했다. CNN에 따르면 선거 전문가들은 대선을 포함한 각종 투표 성향 및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내년 대선에서 실질적인 경합주는 애리조나, 조지아, 위스콘신,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등 정도일 것으로 분류한다.
애리조나와 조지아, 위스콘신은 2016년 대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2020년엔 바이든 대통령에게로 돌아섰다. 미시간과 네바다, 펜실베이니아는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지만 현재 표심은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이긴 노스캐롤라이나 역시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전문가들은 민주당으로 기운 뉴햄프셔를 경합주에 분류하기도 한다. CNN은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위스콘신 등 4개주가 실질적 경합주일 가능성이 높다"며 "뉴햄프셔는 보수성이 짙은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기엔 무리가 있고,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역시 공화당이 되찾기에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공화당의 선거 전략 역시 이들 경합주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형적인 민주당 우세주인 '블루 스테이트'였지만 2016년 대선에서 돌아서며 트럼프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한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2020년 대선을 포함해 이후 세 번의 선거에서는 내리 민주당이 승기를 잡으며 민주당이 우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위스콘신의 경우 작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근소하게 승리했고, 상원 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의 론 존슨 의원이 신승을 거둬 내년 대선에선 한층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다만 낙태권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됐던 최근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 후보가 압승을 거둔 만큼 내년 대선에서 낙태 문제가 관심 이슈로 부상하면 민주당에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공화당이 장악한 주 의회가 낙태금지법의 입법을 강행하면서 민주당이 반전을 조심스레 기대하는 반면, 조지아와 애리조나는 민주당이 상당히 험난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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