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기대주…‘박스권 증시’ 영향에 투자금 몰릴까
동일 테마주 활성화에 기대감도 ‘만연’
코스피 지수 ‘박스권’ 전망…“공모주 투자 유입될 가능성 있어”
지난달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大魚)로 꼽히던 파두의 흥행 저하로 한 풀 꺾였던 분위기가 다시 미소짓는 모양새다. 두산로보틱스를 비롯해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는 기업들이 수요예측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해서다.
특히 이달 IPO는 중국발 이슈에 따른 국내 증시의 박스권 횡보 전망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처를 잃은 자금들의 쏠림 현상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인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은 총 9개로 확인됐다. 당장 이번 주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은 6일 인스웨이브시스템즈를 시작으로 아이엠티, 밀리의서재, 한싹 등 4개사가 대기 중이다.
이후 11일부터는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하반기 최대 대어로 평가받는 두산로보틱스가 15일까지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수요예측을 거쳐 19일 공모가 확정 후 21일~22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레뷰코퍼레이션, 신성에스티, 퓨릿, 에스엘에스바이오가 이날 내 수요예측을 앞둔 상황이다.
이들 중 유독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기업이 존재한다. 우선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밀리의서재다. 해당 기업은 국내 최초로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독서 플랫폼사다. 전자책의 지식재산권(IP)를 기반으로 오디오북, 챗북, 도슨트북, 오브제북 등 다양한 도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개발했다. 지난 2021년 9월에는 지니뮤직에 인수되면서 KT그룹에 편입된 바 있다.
밀리의서재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해 말 상장 추진 철회 후 재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시 밀리의서재는 희망 공모가액을 2만1500원~2만5000원으로 제시하면서 밴드 하단 기준 430억원 조달을 목표로 했었다. 그러나 수요예측에 참패하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밀리의서재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총 15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액은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지난해 대비 줄었다. 이에 따른 공모 예정금액은 300억원~345억원으로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866억원이다. 또한 지난 공모에서 우려 요인으로 부각됐던 구주 매출은 전량 신주 발행으로 변경됐다. 상장일 직후 유통 가능 물량도 기존 34.83%에서 25.07%로 감소했다.
특히 시장의 이목은 두산로보틱스에 쏠렸다. 국내 1위 협동로봇 제조사인 두산로보틱스는 IPO 대어로서 기대감을 키우던 상황 속에 최근 삼성전자와 한화그룹 등 대기업들의 로봇 사업 진출에 따라 테마 자체가 활성화됐단 평가를 받는다.
두산로보틱스가 IPO를 통해 공모할 보통주식 수는 총 1620만주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오는 9월11일~15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동월 19일 공모가 확정 후 21일~22일 일반 청약을 거쳐 10월 초 상장을 마무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액은 2만1000원~2만6000원으로 공모금액은 밴드 상단 기준 4212억원이다. 같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조6853억원이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전망한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지수의 박스권 횡보를 예상하면서 그 배경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 여진 지속을 들었다.
중국 4대 국유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은 상반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일부 지방정부의 지방정부자금조달기구(LGFV)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이 발생해 은행 자산 질이 악화됐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컨트리가든은 올해 상반기 489억위안(8조9000억원)의 순손실까지 기록했다. 무디스는 컨트리가든 신용등급을 종전 ‘Caa1’에서 ‘Ca’로 하향 조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의 채권 만기도 줄줄이 다가오는 만큼 중국 정부가 디폴트를 택하고 국영화를 결정할 경우 주식시장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NH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금융시장에서 노동시장 과열이 진정됨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우려는 완화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 노동시장이 위축될 경우 한국의 미국향 소비재 수출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국 수출회복 시점은 지연될 우려가 크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 환율과 주식시장 변동 확대 가능성은 코스피 실적 성장 동력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성과도 미국 주식시장보다 뒤처질 상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주가지수는 박스권에 머무르는 가운데 종목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공모주로 향할 가능성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공모주 대어가 등장하고 있다"며 "다수 기업이 신규 상장에 나서면서 공모주 시장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최 연구원은 “주식시장 전반 상승 동력이 저하되면서 관망 심리가 강해진 상황이다”며 “이에 늘어난 부동자금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비교적 확보된 수익이라는 인식이 있는 공모주 투자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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