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대출 리스크 '부메랑'…캐피탈사 허리 '휘청'
연체잔액·비율 덩달아 커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캐피탈사들을 중심으로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상승하면서 부동산 금융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부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대응능력과 조달구조의 안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캐피탈사들의 부동산PF 대출 잔액 중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브릿지론 물량은 전체 88%에 달한다. 이중 한국신용평가 신용등급 AA급 캐피탈사는 82%가, A급 이하 캐피탈사는 92%의 만기가 도래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캐피탈사 중 59개사가 영업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신평은 총 31개 캐피탈사에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오토금융전문 캐피탈사는 8곳, AA급 캐피탈사와 A급 캐피탈은 각각 11곳이다.
문제는 AA급 캐피탈사의 경우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오토금융의 비중이 큰 반면 A급 이하 캐피탈사는 고위험 고수익 자산인 부동산PF를 포함한 기업금융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A급에 해당하는 회사는 캐피탈업계의 중심으로, 허리역할을 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중 부동산PF 잠재 위험이 가장 큰 곳은 OK캐피탈로, 지난해 3분기 기준 OK캐피탈의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비중은 2.4배다. 이어 ▲한국투자캐피탈 1.6배 ▲DB캐피탈 1.3배 ▲키움캐피탈 0.9배 ▲메리츠캐피탈 0.7배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은 특히 A급 이하 캐피탈사들은 조달환경 저하에 따른 영향으로 실적 하향세가 뚜렷해 향후 이들의 수익성은 더욱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최근 캐피탈 채권 금리는 4%대를 훌쩍 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PF 대출이 크게 늘면서 연채잔액과 연체율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체 잔액은 2290억원, 평균 연체율은 0.9%를 기록했다. 2019년 당시 연체금액이 한 해 150억원, 연체율은 0.1%에 불과했는데 3년 만에 가파른 상승세다. 캐피탈사들이 부동산PF를 본격적으로 늘리면서 지난해 연체금액은 917억원, 연체율은 0.5%로 높아졌다.
금융권은 캐피탈사의 부동산PF 대출이 대부분 브릿지론이라는 데 주목한다. 부동산PF는 본PF와 브릿지론으로 나뉘는데 신용도가 낮거나 자금이 부족한 시행사들은 사업 초반 토지 매입 등을 위해 주로 캐피탈사를 포함한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브릿지론을 통해 돈을 빌린다.
이후 개발 인·허가를 받고 시공사를 선정하면 1금융권 등으로부터 토지 담보 대출로 본PF 자금을 받아 브릿지론을 상환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주택과 상업용 부동산 분양 시장이 침체되자,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는 시행사들이 늘면서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 지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캐피탈사의 경우 중·후순위 대출 비중이 40%에 이르고 절반 가까이가 서울·수도권 외 지역에 몰려 있다. 또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금융자산 비중이 1.2배로, 증권사(0.5배)보다 훨씬 높아 부동산PF 부실에 가장 취약한 업권으로 분류된다.
금융권에서 9월 부동산 PF 위기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브릿지론 가운데 상당 물량이 8월에 집중돼 있었고, 이달부터 시행사에 돈을 빌려준 금융사들의 부실채권 물량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은 다만 캐피탈사의 경우 증권사와 달리 부동산PF 채무보증 비율 낮아 우발채무로 인한 유동성 악화 가능성은 거의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행사가 부도나 채무불이행 사고가 나도 캐피탈사로 위험성이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이유다.
그러나 부동산금융 건전성의 효과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세완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상대적으로 AA급 캐피탈사보다 거액여신 취급에 따른 신용집중위험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일부 기업차주나 사업장의 부실 발생으로 관련 지표가 크게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동산금융 내 이미 사업성이 저하됐음에도 불구하고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을 통해 부실시점이 이연되고 있는 사업 또한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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