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비좁은 조규성…골결정력이 리그 FW '1강' 비교불가 수준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조규성(미트윌란)에게 덴마크 무대는 좁은 걸까. 조규성이 덴마크 1부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가운데 조규성 못지않게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차례대로 빅리그로 향했다.
미트윌란은 4일(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의 MCH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7라운드 오르후스와 홈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경기에서 선발 출격한 조규성은 후반 41분 교체돼 벤치에 들어갈 때까지 86분을 뛰면서 도움 하나를 기록하고 팀의 승점 획득에 기여했다.
조규성은 선발로 출전해 약 86분가량 소화하면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음을 증명했다. 수페르리가 초반 4경기에서 3골을 폭발하며 미트윌란 핵심 공격수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한 조규성은 지난달 21일 리그 5라운드 브륀뷔전 도중 허벅지 통증 때문에 전반에 교체돼 우려를 자아냈다. 치료를 받고 벤치에 앉은 조규성의 허벅지엔 붕대가 칭칭 감겨 있었다.
많은 득점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탄 상태였기에 팬들은 부상으로 인해 조규성 컨디션과 경기력에 영향이 생길까 봐 우려를 표했지만, 다행히 조규성은 큰 부상을 피하면서 3경기 만에 복귀전을 가졌다. 또 9월 A매치 '웨일스-사우디아라비아' 2연전을 앞두고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소집됐다.
심지어 복귀전은 지난 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 위치한 펩시 아레나에서 열린 레기아 바르샤바와의 2023/24시즈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이었다. 당시 선발로 출전한 조규성은 연장전까지 뛰면서 12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1차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둔 미트윌란은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가졌으나 1-1 무승부로 끝나 합산 스코어 4-4로 승자가 가려지지 않으면서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당시 조규성은 1번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킥을 성공시켰지만 6번 키커 스테판 가르텐만이 실축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120분 혈투를 치렀음에도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진출권을 얻지 못한 조규성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곧바로 리그 7라우드 오루후스전에 나와 도움 1개를 기록하면서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4-4-2 포메이션 아래 얼마 전 노르웨이 몰데에서 영입된 올라 브린힐드센과 함께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조규성은 전반 26분 페널티지역 안에서 옆에 있던 브린힐드센에게 패스를 내줬고, 이것을 브린힐드센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는 조규성이 미트윌란 입단 후 기록한 첫 도움이었다.
조규성과 브린힐드센이 선제골을 합작해 미트윌란은 앞서가기 시작했으나 후반 38분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또 조규성의 활약을 바탕 삼아 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며 중위권을 사수했다.
미트윌란은 개막 후 2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다가 3라운드 륑뷔전에서 0-4로 대패하며 주춤했다. 4라운드 벨레전에서 2-1로 이겨 다시 반등하는 듯했으나 5라운드 브륀뷔전에서 0-1로 지더니 6라운드 노르셸란전에선 0-3으로 충격패하며 순위가 중위권을 곤두박질쳤다.
오르후스전에선 비록 홈경기 승리를 이루지 못했으나 3연패 위기를 넘기며 A매치 브레이크를 앞두고 분위기 바꾼 것에 만족하게 됐다. 미트윌란은 3승 1무 3패로 승점 10을 기록하며 수페르리가 12개 팀 중 6위에 올라 있다. 1위는 승점 18를 찍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팀 FC코펜하겐이다.
한편, 미트윌란 신입생 조규성이 도움 하나를 추가해 이번 시즌 리그에서 6경기에 나와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적응기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자 벌써부터 빅리그 진출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축구 데이터 분석가 크리스토퍼 저스는 SNS에 덴마크 수페르리가 공격수들의 90분당 득점과 기대득점(xG)을 표로 만들어 정리했다. 기대득점은 슈팅 기회가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로, 기대득점 값이 높을수록 결정적인 기회를 남들보다 많이 가졌다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90분당 기대득점과 득점을 비교해 선수들의 결정력을 알아볼 수 있는데, 조규성은 이제 막 유럽에 진출한 선수임에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 90분당 득점과 기대득점 모두 상위권에 위치해 눈길을 끌었다.
데이터에 따르면, 조규성은 90분당 득점이 1골을 넘겼는데 기대득점이 1에 미치지 못했다. 즉, 리그 6경기에 나왔지만 총 출전 시간이 316분인 조규성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할 경우 매 경기 1골은 넣는 공격일 뿐만 아니라 결정력도 훌륭한 공격수임을 드러냈다.
표에서 조규성보다 좋은 기록을 기록한 선수들은 총 4명인데, 이 중 2명은 리그 6경기 4골을 기록 중인 2002년생 덴마크 공격수 알렉산더 린드(실케보르 IF)와 4경기에서 3골을 터트린 아이티 공격수 루이시어스 돈 디드슨(오덴세 BK)이다.
나머지 2명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덴마크를 떠났다. 먼저 지난 시즌 리그 18골로 리그 득점왕에 올랐으며 90분당 기대득점이 1.5에 육박한 덴마크 윙어 구스타프 이삭센은 이탈리아 세리에A 강호 SS라치오로 이적했다. 다만 라치오로 이적하기 전에 페널티킥을 두 번이나 실축해 90분당 득점에서 0을 기록했다.
다른 한 명은 노르셸란에서 뛴 2003년생 가나 공격수 어니스트 누아마로, 이번 시즌 리그 4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자 프랑스 리그1 명문 올랭피크 리옹이 지난달 31일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에 영입했다.
이처럼 덴마크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연달아 빅클럽에 이적하면서 조규성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갈 경우 내년 여름에 좋은 오퍼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당장 조규성과 함께 몇 경기를 소화한 190cm 장신 공격수 소리 카바도 지난달 18일 스페인 라리가 승격팀인 라스 팔마스로 이적했다.
2022시즌 K리그1에서 리그 17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을 차지한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H조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면서 유럽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유럽 클럽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조규성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하면서 유럽에 첫발을 내밀었다. 이때 일부 팬들은 조규성이 잉글랜드나 독일과 같은 유럽 빅리그에 진출하기 원했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덴마크 리그는 UEFA(유럽축구연맹) 리그 순위가 17위에 머무르고 있는 중위권 리그인데다 덴마크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도 빅리그 입성이 쉽지 않다는 게 근거였지만 조규성은 자신을 적극 원했던 미트윌란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조규성이 입단하자마자 적응기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며 미트윌란 주포로 거듭났고, 동료들을 포함해 다수의 수페르리가 선수들이 유럽 최상위 리그들로 향하면서 미트윌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면 충분히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빅리그에 갈 발판이 열려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조규성이 미트윌란에서 더욱 집중력 있게 뛸 이유가 생겼다.
사진=미트윌란, 크리스토퍼 저스트, 이삭센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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