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씨” VS “국무위원한테”… 고민정·이동관 설전

권남영 2023. 9. 5.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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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사진)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뉴시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가짜뉴스 논란’을 놓고 거친 설전을 벌였다. 고 의원은 이 위원장을 줄곧 “이동관씨”라고 불렀고, 이 위원장은 “국무위원한테 ‘이동관씨’가 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과 고 의원의 설전은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이 위원장이 가짜뉴스 퇴치 의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날 이 위원장은 임명 이후 처음 국회를 찾은 것이었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이 해당 인터뷰를 대선 직전 내보낸 뉴스타파를 거론하며 “이런 가짜뉴스를 고의로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만드는 매체에 대해 폐간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 위원장은 “그것이 바로 (방통위에서 말한) ‘원스트라이크아웃’의 최종 단계”라고 호응했다.

이 위원장은 “사실 제가 정치부 기자할 때도 매번 선거 때마다 봤던 일”이라며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병풍, 2007년 대선 때 BBK, 대장동 조작 등 아니면 말고 식 흑색선전으로 대선판을 엎으려는 기도는 단순히 언론의 문제가 아니고, 반드시 근절시켜야 할 정치문화”라고 말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직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고 의원은 “방통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어 답변을 듣지 않고, 보고도 듣지 않고 나가기도 했는데 아까 답변하는 것을 보니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며 운을 뗐다. 그는 “BBK 주가 조작 사건이 가짜뉴스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에서 15년 징역형을 받았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대법원에서 17년을 선고받았는데 이게 가짜뉴스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가짜뉴스가 중대범죄이고 국기문란이다? 그러면 윤 대통령이 선거 당시 ‘장모는 1원 한 푼도 받은 적 없다’고 하지 않았나. 당시 팩트체크 없이 보도한 언론사들도 방통위가 다 조사하라. 국정감사에서 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가 중대범죄이고 국기문란이라면 선거 당시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 윤 대통령이야말로 중대범죄자이고 국기문란을 한 행위자”라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이 위원장 대신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을 상대로 질의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의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 해촉을 두고 “(해촉 배경이 된) 부실·편파심의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장제원 과방위원장이 이 위원장에게 답변 기회를 주자 고 의원은 “(이 위원장에게는) 답변을 안 듣겠다”며 날을 세웠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역사에 기록이 남기 때문에”라며 직접 답변에 나섰다. 그는 “직무수행에 현저히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방심위원장을 할 수 없다는 건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정 전 위원장이) 불복하니 가처분 신청하는 것 아닌가. 재판이 있으니 법적으로 다투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치 진행사항 모든 것이 위법이고 불법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아울러 “국무위원으로서 말씀드리는 건데 이동관씨가 뭔가”라며 “개인 이동관한테 질문하는 것 아니지 않나. 방통위원장 이동관한테 질문하는 거 아닌가”라고 고 의원의 호칭 사용을 지적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퇴장하는 고 의원을 향해 “적어도 여긴 과방위 결산심사 하는 곳이 아니냐. 나중에 반드시 정정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방통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니다. 배석만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고, 이 위원장은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의결만 안 할 뿐이지 정식 멤버”라고 되받아쳤다.

이 위원장은 “(이동관씨 호칭에 대해) 정정을 요구한다. (국무위원이 아닌) 개인 이동관씨에게 질문하면 사실 제가 답변할 의무가 없는 것”이라고 재차 항의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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