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9월 방러…푸틴과 무기지원 및 핵 기술 제공 논의”

전웅빈 2023. 9. 5.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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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국기념일(9월 9일)을 계기로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계획하고 있다고 미국이 밝혔다.

미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 등을 지원받기 원하고, 김 위원장은 러시아가 인공위성과 핵 추진 잠수함 등 첨단 무기 기술을 제공해 주길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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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르면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계획하고 있다고 미국이 밝혔다. 러시아는 포탄 등 무기 지원을, 북한은 그 대가로 인공위성과 핵 추진 잠수함 등 핵 개발 기술 제공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시작된 북러 간 밀착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북한 대표단 20명가량이 지난달 말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며 “김 위원장은 이번 달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 공급과 기타 군사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복수의 미국과 동맹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방탄 기능을 갖춘 전용 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로 갈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확실하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NSC 대변인과 국무부는 국민일보에 보낸 성명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무기 지원을 설득했다”며 “우리는 김정은이 정상급 외교적 관여를 포함해 이런 논의가 계속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확인했다.

미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 등을 지원받기 원하고, 김 위원장은 러시아가 인공위성과 핵 추진 잠수함 등 첨단 무기 기술을 제공해 주길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 러시아에 식량 지원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대표단은 지난달 말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기차로 이동한 후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탔고, 10일가량 러시아에 머물렀다고 한다. 김 위원장 방러 동선을 사전답사한 성격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NYT는 “북한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관리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북한 정권수립일(9월 9일) 이튿날인 10일부터 나흘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캠퍼스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태평양 함대사령부 소속 해군 함정이 정박하고 있는 33번 부두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NYT는 전했다.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보스토치니 코스모드롬(동방 우주기지)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했던 곳”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아이디어는 쇼이구 국방장관이 지난 7월 북한 전승 기념일 때 북한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당시 쇼이구 장관을 직접 무기전시장으로 안내하고, 그 자리에서 군사 협력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또 푸틴 대통령의 방북도 요청했는데, 쇼이구 장관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것을 맞제안 했다고 미 관리들은 설명했다.

국가정보원도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쇼이구 장관이 지난 7월 김 위원장과 면담하면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3국의 연합훈련을 공식 제의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NYT는 “북·러 정상회담 계획에 대한 정보는 이전의 (백악관) 경고 수위를 훨씬 뛰어넘는다”며 “이 계획은 미국 정부에 의해 기밀이 해제되거나 등급이 하향 조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무기 거래에 대해 논의하는 서신을 교환했다며 군사 협력에 관한 고위급 회담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무기 협력을 성사시킬 경우 양국 간 연대는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한·미·일 연대에 대응하는 북·중·러 결속도 강화할 우려가 있다. 미국이 선제적으로 북러 간 무기 협력 첩보를 공개한 것도 국제사회 여론을 환기해 중국을 저지하려는 의도가 녹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왓슨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 협상을 중단하고,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는 공개 약속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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