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덕 교수의 바이블 디스커버리] <10> 야곱의 반려목, 아몬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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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시대에 즐겨 먹은 과일에는 참외나 수박 말고도 사과와 무화과가 있었습니다.
아몬드나무와 인연이 깊은 성경 인물은 야곱입니다.
야곱은 아몬드나무가 자라는 들판에서 잠자다가 하나님을 만난 겁니다.
하란에서 가정을 꾸린 야곱은 삼촌 라반에게 정당한 품삯을 못 받자 버드나무와 신풍나무(플라타너스), 아몬드나무 가지를 이용해 양과 염소를 상당수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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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시대에 즐겨 먹은 과일에는 참외나 수박 말고도 사과와 무화과가 있었습니다. 사과는 BC 4000년쯤 서남아시아에서 유래했습니다. 무화과는 그대로 먹기도 하지만 햇볕에 말려 먹는 저장 식품이었습니다. 먹거리가 부족할 때 꺼내 먹는 요긴한 과일입니다.
무화과나무는 이파리가 무성하고 5m 이상 자랍니다. 나다나엘처럼 햇볕과 더위를 피할 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요 1:48) 당도와 영양가 높은 무화과는 6월부터 12월까지 여러 번 수확했습니다. 말린 무화과 열매는 덩어리로 만들어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아브라함도 가족과 가나안으로 이동하면서 말린 무화과 덩어리를 챙겨갔을 겁니다. 무화과는 히스기야처럼 종기 치료에도 썼습니다.(사 38:21)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를 함께 거론하면 태평성세였습니다. “이스라엘이 단에서부터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 각기 포도나무 아래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평안히 살았더라.”(왕상 4:25) 포도밭에는 대개 무화과나무를 함께 심었습니다. 첫 수확까지 포도는 3년, 무화과는 1년이었습니다. 포도가 맺힐 때까지는 무화과로 수입을 올렸습니다. 포도밭 주인이 3년간 열매를 못 맺는 무화과나무를 베도록 지시한 것은 당연했습니다.(눅 13:6~9)
어느덧 우리에게 간식거리로 익숙해진 피스타치오나 아몬드는 팔레스타인 가정마다 오래 보관하고 먹는 열매였습니다. 우리말 성경이 유향나무 열매와 감복숭아(창 43:11)로 번역하는 피스타치오와 아몬드는 번역 과정에서 비슷한 표현을 골랐을 뿐 실체와 무관합니다.
아몬드나무는 1월 말 하얀 꽃이 만개해서 봄의 전령사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아몬드의 히브리어 이름(seqedim)은 ‘깨어있다, 지켜보다’라는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하나님과 예레미야가 주고받은 대화는 이 어원에 주목해야 의미가 살아납니다.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야 네가 무엇을 보느냐 하시매 내가 대답하되 내가 살구(아몬드)나무 가지를 보나이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네가 잘 보았도다 이는 내가 내 말을 지켜 그대로 이루려 함이라.”(렘 1:11~12) 하나님은 아몬드나무 가지 샤케드(saqed)와 ‘지키다’라는 뜻의 쇼케드(soqed)의 비슷한 발음과 뜻으로 예레미야와 말놀이를 하셨습니다.
아몬드나무와 인연이 깊은 성경 인물은 야곱입니다. 인생의 변곡점마다 아몬드나무가 반려목으로 등장합니다. 야곱은 형과의 극심한 갈등 끝에 어머니 고향 바딴 아람(Paddan-Aram, 밧단 아람), 곧 아람(인들)의 땅으로 향했습니다. 하루는 돌을 베고 잠들었다가 하나님 사자들이 하늘까지 이어진 사닥다리를 오르내리는 것을 목격하고(창 28:10~15) 베고 잔 돌을 세워 기름을 붓고는 베트-엘(Beth-el, 벧엘), ‘하나님의 집’이라고 불렀습니다. 그곳은 본디 루스(Luz)였습니다.(창 28:19) 루스는 셈어로 아몬드 또는 아몬드나무를 뜻합니다. 야곱은 아몬드나무가 자라는 들판에서 잠자다가 하나님을 만난 겁니다.
하란에서 가정을 꾸린 야곱은 삼촌 라반에게 정당한 품삯을 못 받자 버드나무와 신풍나무(플라타너스), 아몬드나무 가지를 이용해 양과 염소를 상당수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창 30:37) 늙어서는 기근으로 식량을 구하러 이집트로 떠나는 자식들 문제를 해결하려고 아몬드 열매를 선물로 지참하게 했습니다.(창 43:11) 조부 아브라함에게 상수리나무가 중요했다면, 손자 야곱에게는 단연 아몬드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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