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소셜미디어 황혼기
소셜미디어의 방점이 ‘소셜’에서 ‘미디어’로 바뀌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용자가 소셜미디어를 예전처럼 자신의 일상이나 생각을 불특정 다수와 공유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대신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미디어로 취급하는 경향이 갈수록 두드러진다.
이런 경향은 팬데믹 때 인스타그램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모두가 집에 갇혀서 온라인에서만 소통하던 그때,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이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업로드한 사진과 영상을 소비하는 습관이 강해졌고, 그렇게 온라인 유명인사의 잘 다듬어진 콘텐트를 보는 과정에서 자기 일상은 남들과 공유할 만큼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 결과, 사람들은 여전히 소셜미디어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공유하는 횟수는 줄어들었다고 한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페친이나 팔로하는 사람의 포스트보다 전혀 모르는 유명인의 인기 포스트를 상단에 노출하는 쪽으로 알고리듬을 바꿔서 많은 사용자가 불만을 터뜨렸는데,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 바뀌기 시작한 사용자들의 행동에 발을 맞춘 것뿐이다.
사용자의 세대교체도 중요한 요소다. 현재 온라인에서 트렌드를 주도하는 Z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일부 셀럽을 제외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것을 꺼린다. 이런 사용자는 포스팅을 해도 ‘전체 공개’를 하지 않고, 많은 경우 계정을 비공개로 바꿔서 친구와만 교류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포스팅이 아닌 DM(개인 간 메시지)을 주고받는 데 쓰고 있다. 이렇게 사용자들이 과거 같은 사용법을 거부하기 때문에 우리가 누려 온 소셜미디어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제 거대 플랫폼 기업은 사용자의 새로운 소통 방식에 침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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