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세안·인도 순방, 인·태 외교의 지평 넓힐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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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 계기 양자·다자 연쇄 회담
북핵 위험성 부각해 안보 다지고, 경협 대폭 확대를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와 인도 순방에 나선다.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이어 주말에는 뉴델리로 이동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순방에 앞서 어제 공개된 AP통신 서면 인터뷰에서 “아세안과 G20 정상회의를 통해 북한의 고조되는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주문하는 기회로 이번 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 무대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중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G20 참석이 불투명하지만,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리창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2020년부터 중단된 한·중·일 고위급 회담이 자카르타에서 어떤 형식으로 성사될지 주목된다. 지난달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이번 G20 정상회의 기간에 또다시 한·미·일 정상이 한자리에 모일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한·미·일 정상회의 당시 채택한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서 3국 정상은 아세안 및 태평양 도서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에 대한 정책 조율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 기간 중 한국 정부의 새로운 인·태 전략을 관련국들에 충분히 설명하고 협조와 동참을 구해 중견국 외교의 내실을 다지는 좋은 기회로 살려야 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인·태 전략 추진 목적에는 국제무대에서 비중이 커지는 아세안과 인도에서 대한민국 국익을 극대화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를 구체화하려면 지난해 중국을 추월해 세계 1위 인구 대국이자 14억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의 중요성을 십분 인식하고 양자 관계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많이 의존해 온 중국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미래의 기회인 베트남·인도네시아 등과 경제 협력을 강화해 실질적 국익으로 연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 외교를 통해 한국과 아세안의 연대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책임 외교를 구현하며,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총력 외교전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캄보디아·쿡제도·인도·스페인·아르헨티나·모리셔스 등의 정상들과 잇따라 양자 회담을 열어 부산 엑스포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의 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 순방 외교를 계기로 안보 강화와 경제 활력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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