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신차 총출동…삼성·LG는 첨단 전장기술 선보인다
4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 독일 뮌헨의 메세뮌헨. 유럽 최대 모터쇼로 꼽히는 ‘IAA 모빌리티 2023’의 공식 개막(5일) 하루 전인데도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올해 IAA 모빌리티에는 벤츠와 BMW, 폭스바겐 등 독일 완성차는 물론 미국 테슬라, 중국 BYD 같은 전기차 기업이 총출동한다. 참가 업체만 660여 개에 이른다. 국내에선 현대차·기아가 불참하는 대신 삼성전자·LG전자가 전장 부품을 들고 가세했다.
가장 큰 볼거리는 전기차 신차다. 폭스바겐은 ID.4, ID.5, ID.7를 선보인다. 특히 친환경 라인을 강화한 차세대 파사트가 처음 공개된다. 파사트는 이번에 204마력과 272마력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2종과 e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새로 선보인다.
벤츠는 전기차의 미래를 보여주는 콘셉트카 비전 EQXX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초고효율 전기구동 시스템과 최신 소프트웨어가 적용됐다.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CEO는 “1회 충전으로 10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며 “EQXX는 다양한 측면에서 가장 진보한 자동차”라고 자랑했다.
BMW는 새로운 5시리즈의 PHEV 모델을 내놓는다. 모빌리티의 미래를 논의하는 ‘IAA 서밋’에서는 최신 수소연료 자동차인 BMW iX5 하이드로젠을 전시할 예정이다. 아우디는 전기차 Q6 e-트론과 4도어 크로스오버 쿠페 콘셉트카를 선보인다.
10년 만에 IAA에 복귀하는 테슬라는 최근 발표한 모델3을 전시한다. 중국 전기차 1위 BYD는 실(SEAL)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을 유럽 최초로 선보인다. 상하이자동차그룹(SAIC)과 샤오펑 등 중국 기업도 부스를 마련했다.
한국 기업 중에는 현대모비스가 기아의 플래그십 전기차 EV9을 전시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와 전기모터 시스템 등 핵심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LG전자 조주완 사장은 이날 현지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오랜 기간 가전과 정보기술(IT) 사업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미래의 모빌리티는 매우 정교한 전자 제품으로 바뀌고 있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움직이는 공간’에 더 가까워진다. 차량 내에서 자유로운 변형, 새롭게 즐기는 탐험, 편안한 휴식 등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를 담아 ‘알파블(Alpha-able) 경험’이라 명명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서 실제 알파블(구현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13년 VS(전장)사업본부를 출범시키며 자동차부품 사업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 VS본부는 매출 8조6496억원, 영업이익 1696억원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조 사장은 VS본부의 분사 가능성을 묻는 말에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LG전자 내부의 소프트웨어(SW) 인력을 지원받고 디스플레이·가전 등과도 시너지가 나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삼성전자·삼성SDI·삼성디스플레이 3사는 공동 부스를 마련하고 첨단 전장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현지의 우수 인력 확보에 나섰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주요 고객사와 긴밀히 협력해 유럽에서 달릴 전기차에 최고의 품질과 안전성을 갖춘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IAA 전시관을 둘러볼 계획이다.
☞IAA 모빌리티=옛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로 세계 자동차 박람회(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의 줄임말이다. 세계 3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며, 지난 70여년간 홀수 해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렸으나 2021년 뮌헨으로 장소를 옮겼다.
강기헌 기자, 뮌헨=고석현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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