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미·중 어느 쪽도 배제 안할 것”

오는 9~10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올해 한국·인도 수교 50주년 행사로 바쁜 아밋 쿠마르 주한 인도 대사를 지난달 25일 만났다. 김현동 기자

세계 인구 1위, 올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경제 5위. 인도의 위상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오는 9~10일 수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밋 쿠마르(50) 주한인도대사를 지난달 25일 만났다. 올해는 한국과 인도가 수교 50주년을 맞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Q : 인도가 올해 G20 의장국을 맡았다.
A : “오늘날 국제사회가 직면한 도전 과제들은 특정한 한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세계적 수준의 협력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G20 핵심 의제는 지속성과 포용성 및 회복에 중점을 둔 성장,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s), 기후 변화 등인데, 지정학적으로 글로벌 사우스(북미와 유럽 등 주요국에 속하지 않는 아시아·아프리카·남아메리카 등) 국가들에 중요한 이슈들이다. 이들 국가는 식량·비료·연료의 가격 및 공급망 변동, 자연재해 등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글로벌 사우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화상 정상회의를 열었고, G20 의제에 반영하고자 한다.”

Q : 참가국 중 미·중 관계가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인도는 미국과는 안보협의체 쿼드(Quad)로, 중국과는 정치·경제·안보협의체 상하이협력기구(SCO)로 손잡았다.
A : “인도의 외교 정책적 관심사는 국가 개발의 우선순위와 맞닿아있다. 경제 성장, 산업 공급망 확보 등을 위해선 안보가 매우 중요하다. 다른 차원에선 다극화(multi-polar)한 세계의 현실을 반영해 다자 연계(multi-aligned)적 외교를 펼친다. 어느 쪽도 배제하지 않고 주요국과 관계를 증진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의 공동성명에는 모디 인도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했던 “오늘날의 시대는 전쟁의 시대가 돼선 안 된다”는 말이 담겼다. 그러나 앞서 지난해 2월 유엔(UN) 총회에서 인도의 행보는 결이 달랐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러시아를 규탄하는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졌다. 인도 외교의 복합적인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Q : 인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뒤 국제 사회가 다자 연계 외교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A : “모든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할 것이다. 인도 역시 민주주의 제도 등이 이같은 외교적 시각을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더 복잡해지고 다극화한 세계 정세를 다뤄야 한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도 역내 발전을 위해 대응하는 동시에, 자국의 이익에 기초한 판단을 한다.”

Q : 2030년까지 한·인도 무역 규모 500억 달러(약 66조원) 달성을 목표로 했다.
A : “그 전에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본다. 다만 교역도 매우 중요하지만, 경제·통상 관계를 인프라·투자·에너지 혁신 등 다양한 분야로 넓힐 필요가 있다. 인도의 인프라 수요가 엄청 늘 것이고, 한국 기업이 건설·인프라·물류 분야에서 인도에 진출할 기회가 많을 것이다.”

Q :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여유가 생기면 하고 싶은 일은.
A : “한국 곳곳을 다니고 싶다. 사찰을 좋아하는데, 한국의 불교 건축물은 고유한 멋이 있다. 인도와 한국은 불교라는 공통된 유산을 가지고 있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엔 인도 정부가 선물한 불상이 있는데 한 번쯤 꼭 보기를 추천한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