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조 클럽 눈앞 아난티 이만규 대표, ‘빌라쥬 드 아난티’ 대박…해외 진출도 순항 [CEO 라운지]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3. 9. 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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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누적 매출이 5396억원. 연말 매출 1조원 클럽 눈앞.

국내 대표 휴양 플랫폼 기업 ‘아난티’ 실적이다. 올해 반기 실적이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액(3253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 역시 상반기 누적 17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4억원이나 증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실적에서 직격탄을 맞았던 때와는 천양지차다.

특히 최근 호실적을 견인한 사업장은 부산 기장 소재 ‘빌라쥬 드 아난티’다. 대지면적 16만㎡(약 4만8400평)에 단독 빌라와 펜트하우스, 아난티 앳 부산 호텔 등 392개 객실을 갖췄다.

특히 이곳이 문을 열면서 사실상 ‘완판’된 분양 잔금이 매 분기 유입, 관련 매출이 올해 아난티 전체 매출에 합산돼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아난티의 분양 매출은 4690억원, 영업이익 1919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분양 잔금까지 들어오면 연매출 1조원을 넘어 1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현대차증권 보고서)도 있다.

1970년생/ 연세대 경영학과/ 대우그룹 회장 비서실/ 2004년 아난티 대표(현)
이런 호실적 기업을 이끄는 이가 이만규 대표(53)다. 1970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부친 이중명 회장이 이끌고 있던 옛 에머슨퍼시픽의 경영권을 2004년 이어받아 사명을 아난티로 바꾸며 회사 성장을 이끌어왔다.

그가 회사를 이끈 후 회사는 급성장했다. 2005년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의 사업 승인을 시작으로, 2006년 아난티 남해를 완공,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2013년부터는 신규 리조트 사업을 추진, 2016년 3월 아난티코드PH(가평) 리조트를 열었다. 2012년부터 추진한 부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리조트·호텔 개발 사업도 2017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서 화제가 됐다.

부산 기장에 문을 연 아난티 코브는 부산 럭셔리 리조트 명소가 됐으며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절에도 투숙률 80%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을 정도로 경영을 잘했다. 아난티 앳 강남 호텔, 아난티 클럽 제주 등 신규 사업장 개장도 그의 손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그가 주창하는 사업 개념이 있다. ‘플랫폼’이다. 상장사라 매 분기 발행하는 아난티 사업보고서가 있다. 여기에 보면 아난티의 사업 모델로 국내 대표 휴양 ‘플랫폼’ 기업이라 썼다. 통상 호텔 리조트 회사로 표기하는 경쟁사와 분명히 다르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플랫폼은 단순히 멋져 보이기 위해서 선택한 단어는 아니다. 사실 플랫폼은 옛날로 치면 오일장과 같은 장터의 개념이다. 그런 점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게 저희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붙였다”고 소개했다.

실제 아난티 전국 사업장을 가보면 단순히 객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복합문화공간 ‘이터널저니’, 그로서리 브랜드 ‘모비딕마켓’, 갤러리, 레스토랑 등으로 구성된 ‘엘.피.크리스탈’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다. 심지어 이터널저니 온라인몰까지 갖추고 있다. 다른 리조트 회사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객실 유형을 보거나 예약을 하는 데 그치지만 아난티에서는 다양한 쇼핑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아난티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이런 지점이다. 아난티 코브도 그렇고, 빌라쥬 드 아난티도 그렇고 저희는 모든 공간들이 꼭 여기서 잠을 자라고 만들어놓은 게 아니라 공간을 제한해두지도 않았다. 누구나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고, 레스토랑도 꼭 여기서 이용하라고 유도하는, 흔히 말하는 패키지도 잘 만들지 않는다. 아난티가 지향하는 콘셉트는 자유롭게 공간을 누릴 수 있게 만들면, 그게 마음에 드는 누군가는 시설을 이용하고, 음식을 먹고, 물건을 사게 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잘 구경하고 즐겁게 지내다 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 대표 말에서 플랫폼 사업의 진의를 엿볼 수 있다. 이는 시장에서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성현동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난티 플랫폼의 확장이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23년 빌라쥬 드 아난티(부산 기장)의 성공적 분양에 이어, 아난티 클럽 제주(리뉴얼), 2024년 레이크 드 아난티(경기 가평), 2025년 빌라쥬 드 아난티 제주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며 “분양 후에도 연간 150억원 규모의 리노베이션 투자를 진행하고 철저하게 회원제로 운영함에 따라 회원권 가격 역시 우상향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성공적인 분양은 운영 사업 호조를 위한 초석”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아난티가 올해 매출액 1조 클럽 달성은 물론 영업이익도 36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한다.

빌라쥬 드 아난티 스프링팰리스.
운영 수익도 증가세

물론 일각에서는 올해 실적이 빌라쥬 드 아난티 분양 덕분이라 ‘일회성 깜짝 실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분양이 끝나고 난 이듬해, 즉 내년부터는 다시 매출 1조 클럽 달성이 언감생심이라는 말이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아난티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운영 수익, 관련 영업이익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운영 수익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난티 사업장을 찾아 객실을 이용하고, 부대시설에서 지갑을 여느냐에 따라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증권가에서는 아난티 운영 수익이 2022년 1580억원에서 2023년 2300억원, 2024년 34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성현동 애널리스트는 “호텔 리조트 업종에서는 운영 수익이 안정화,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것이 실적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금리 기조는 변수

물론 아난티도 걱정거리가 전혀 없지는 않다.

호텔 리조트 사업은 크게 분양, 운영으로 나뉜다. 분양에서 돈을 벌려면 새로운 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 거기서 성공시켜야 그만큼 회사 실적에 보탬이 된다. 아난티는 아난티 클럽 제주(리뉴얼), 2024년 레이크 드 아난티(경기 가평), 2025년 빌라쥬 드 아난티 제주 등의 분양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의 이력만 놓고 보면 완판 행진은 또 이어질 수 있다.

변수는 경기다. 일단 기준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리조트 개발 과정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더 들 수 있다. 더불어 부동산 경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도 체크 포인트다. 자칫 무리하게 3~4개 대형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다가 재무적 위기가 올 수 있다. 올해 1분기 아난티 부채 비율은 270%, 2분기 분양 매출이 오르면서 그나마 160%대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부채 비율은 여전히 높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아직은 ‘내수용’이라는 시각도 극복할 과제다. 해외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는 서울에 있는 아난티 앳 강남 정도가 전부다. 해외 진출 속도 역시 더디다는 점도 숙제다. 싱가포르 진출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이만규 대표는 “내부적으로 직원들끼리 요즘 게임에도 다 세계관이 있는데 우리라고 세계관이 없으면 되냐는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 솔직히 빌라쥬 드 아난티는 아난티 세계관이 맞다. 그렇지만 두 번 또 할 거냐고 물어본다면 안 할 것 같다. 똑같은 걸 두 번 하면 재미없으니까, 다음에는 지금 저희가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들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5호 (2023.09.06~2023.09.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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