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다이어리에 꼬부기 스티커, 초등생이 보낸 선물이었다

지난달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 다이어리에 스티커 하나가 붙어 있는 것을 한 네티즌이 캡처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사진 채널A 캡처

지난달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다이어리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화면 속에서 네티즌들의 눈에 띈 건 다이어리에 붙어 있는 스티커. 캡처되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오른 한 장관의 다이어리는 금세 화제가 됐다.

스티커가 만화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캐릭터 '꼬부기'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꼬부기 스티커를 붙인 게 귀엽다"는 반응, "대체 왜 꼬부기 스티커를 붙였을까"라는 궁금증이 커뮤니티를 달궜다.

이후 한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직접 쓴 손편지와 함께 한 장관에게 꼬부기 스티커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4일 MBN은 한 장관에게 '꼬부기 스티커'를 선물한 초등생의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편지는 지난달 7일 쓰여졌다.

지난달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 다이어리에 스티커 하나가 붙어 있는 것을 한 네티즌이 캡처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학생의 편지에는 "TV에 나오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우리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어 "장관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 장관님은 너무 바빠서 이 편지를 못 볼 수도 있죠?"라며 "만약에 편지를 보신다면 사인을 보내달라. 나중에 만나면 꼭 사진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학생은 "범죄가 많이 일어나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며 "저도 장관님처럼 남을 돕는 멋진 사람이 되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꼬부기 스티커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편지지 모서리에는 '꼬부기 스티커'를 클립으로 고정해뒀다.

초등학교 4학년생이 한 장관에게 보낸 손편지와 꼬부기 스티커. 사진 채널A 캡처

한 장관은 해당 학생에게 바로 답장을 보냈다고 MBN은 전했다.

한 장관은 답장에 "보내 주신 편지와 꼬부기 스티커를 잘 받았다"며 "구하기 어려운 귀한 거 아니냐. 잘 간직하겠다. 고맙다"고 적었다.

이어 "저도 4학년 무렵부터 있었던 일들이 대부분 기억난다. 지나고 보면 그 이후에 사는 게 크게 달라지지도 않은 것 같다"며 "좋은 책, 좋은 음악, 좋은 영화를 많이 보고 생각도 많이 하면 어떨까 싶다. 살면서 취향이라는 게 중요한 데 그런 게 다 그렇게 만들어진다"고 조언했다.

한 장관은 학생에게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선물했는데, 답장에서 이 소설을 언급했다.

한 장관은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책인데, 지금 읽으면 틀림없이 지루할 것"이라며 "1851년에 나온 책이고, 172년을 살아남은 책이니 서두르지 말고 나중에 손에 잡힐 때 한번 읽어 보라"고 권했다.

그러면서 "좀 지루한 게 인생의 본질인 것 같기도 하고, 그게 재미이기도 하다"며 "잘 지내라"고 인사했다.

한편 『모비딕』은 허먼 멜빌의 장편 소설로, 모비딕은 소설 속 고래의 이름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인 에이허브 선장이 모비딕에 다리 한쪽을 잃어 이에 대해 복수하기 위해 모비딕을 쫓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