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리 요구 이행해야 흑해곡물 수출 재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흑해곡물협정과 관련 "러시아의 요구 사항이 이행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소치에서 가진 정상회담 후 이 같이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요구를 서방이 이행할 때까지 협정은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 복귀 조건으로 자국 농산물과 비료의 수출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한다.
이날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푸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흑해곡물협정 부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말해 일각에선 협정 재개의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협정 재개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두 정상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0월 이래 11개월 만이고, 흑해곡물협정이 중단된 이후 처음이었다.
우크라이나의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이 협정은 지난 7월 17일 러시아가 종료를 발표한 이후 중단된 상태다.
협정 재개를 위해 중재자로 나선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모두가 협정 문제를 지켜보고 있다"며 "회담을 마친 뒤 우리의 관련 발표는 세계, 특히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들에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협정 중단으로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에 차질을 겪으면서 아프리카 등의 식량 위기가 커질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한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이 협정을 맺었다. 이 협정으로 우크라이나는 그간 비교적 안정적으로 곡물을 수출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 중동 등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이 협정이 발효된 이후 우크라이나는 밀, 옥수수 등 3280만t의 식량을 이들 나라에 수출했다. 흑해곡물협정 덕에 전쟁 와중에서도 최악의 식량난은 막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간 협정 기한이 세 차례 연장돼 왔으나 러시아는 지난 7월 17일 협정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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