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레전드, '감독과 설전' 산초에 '직격탄'…"사우디 가든가 벤치 앉아라!"→선수는 "난 희생양" 울분

이현석 기자 2023. 9. 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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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프리미어리그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수비수인 리오 퍼디난드가 최근 감독과의 대립으로 논란이 된 제이든 산초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건넸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4일(한국시간) "퍼디난드는 산초가 맞이할 맨유에서 미래에 대해 잔혹한 두 가지 결정을 내렸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최근 시즌 초반 부진한 팀 성적,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지난 노팅엄전에서 승리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듯 했지만, 아스널과의 4라운드 경기에서 1-3으로 패하며 다시 기세가 꺾였다. 게다가 이날 경기에서 빅토르 린델뢰프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각각 질병과 발 부상으로 이탈하며 라파엘 바란, 루크 쇼에 이어 총 4명의 수비수가 당분간 결장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맨유를 더욱 관심받게 만든 문제는 바로 에릭 턴 하흐 감독과 제이든 산초의 대립이었다. 

산초는 지난 2021년 무려 8500만 유로(약 1207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맨유에 합류한 윙어다. 산초는 맨유 이적 직전 분데스리가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137경기에 나와 50골 64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기에 맨유 팬들이 갖는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산초는 이적 후 몸값과 기대치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맨유 이적 후 2시즌 동안 79경기에 나와 공격포인트를 12골 6도움만 기록하며 현재는 팬들의 기대마저 사라진 상황이다. 턴 하흐 감독도 올 시즌은 부진한 산초를 주전 대신 로테이션으로 고려했고, 산초는 아스널전 직전까지 3경기에서 교체 출전에 그쳤다. 아스널전에서는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턴 하흐는 경기 후 산초의 명단 제외 이유에 대해 "훈련 성적에 따라 선발하지 않았다"라며 "맨유에선 매일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서 산초는 선발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턴 하흐의 인터뷰가 보도되자, 산초는 훈련에 대한 그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는 듯 반박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산초는 "여러분들이 읽은 모든 것들을 믿지 않았으면 합니다. 난 사람들이 전혀 사실이 아닌 말을 하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라며 "난 이번 주에 훈련을 매우 잘 수행했다. 이 문제에 대해 다루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난 오랫동안 희생양이 됐는데 이는 불공평하다"라며 "내가 하고 싶은 건 웃으면서 축구를 하고, 팀에 기여하는 것이다. 난 코칭스태프가 내린 모든 결정을 존중한다. 매주 환상적인 선수들과 경기를 하는 게 힘든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난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배지를 위해 싸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산초는 코치진이 내린 모든 결정에 동의한다고 밝혔지만, 이번 성명문은 턴 하흐 감독의 의견에 대한 반박임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특히 적지 않은 이적료로 팀 공격진의 미래라고 판단해서 데려온 그가 부진과 함께 감독과 대립각을 세우자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데일리메일 등 영국 매체들은 퍼디난드가 해당 상황에서 산초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했다고 전했는데, 사실상 산초의 이번 발언에 비판을 가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데일리메일은 "산초의 미래는 의심스러워 보인다. 선수는 반격하고, 자신이 희생양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퍼디난든느 해당 상황이 산초에게 좋은 일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적시장이 열려 있는 유일한 리그라고 지적했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퍼디난드는 "산초가 자신의 눈으로 보기에 훈련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면 그런 성명을 발표할 이유가 없다"라며 "그렇다면 감독과의 차이일 것이다. 산초는 스스로 훈련을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감독의 기준은 다를 수 있다"라고 차이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이 논란을 끝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지금 열려 있는 이적시장인 사우디로 가는 것이다. 아니면 벤치에 앉아 남은 시즌 동안 선발에 포함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라며 사우디행을 택하던지, 선발에서 제외되는 것을 감수하라고 덧붙였다. 

퍼디난드는 결국 감독의 결정과 발언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그나마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사우디 리그로 떠나든지, 벤치에 남아서 버티라는 뜻을 강력하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 시즌 턴 하흐 감독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면 산초는 짧은 출전 시간을 교체로 나서는 것 외에는 갑작스러운 주전 기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산초가 퍼디난드의 조언대로 사우디행을 고려하더라도 산초에 대해 사우디 구단이 관심이 있는지도 미지수다. 산초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답답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는데, 사우디 구단들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선수들까지 데려가며 탄탄한 전력을 갖춘 구단들이 많다. 그런 사우디 구단들이 기량이 떨어지고 주급은 높은 산초의 영입을 추진할지는 알 수 없다.

이적료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량으로 팬들의 비판을 받았던 산초가 훈련에 대한 감독의 의견에 반기를 들며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가운데, 산초가 계속해서 부진하다면 그를 바라보는 턴 하흐 감독과 팬들의 마음은 더욱 실망스러울 전망이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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