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까지 뽑아 줬다"…폐지줍는 노인 비 막아준 '우산 천사'
비가 내리는 날 손수레를 밀고 가던 노인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이 알려져 화제가 됐던 여성이 알고 보니 노인에게 현금까지 뽑아 건넨 것으로 확인돼 훈훈함을 더했다.
4일 연합뉴스TV 유튜브 채널에는 '리어카 끄는 '폐지 노인' 우산 씌워드리고 용돈까지…"해야 할 일 했을 뿐"'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달 29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거리에서 파지를 실은 손수레를 끌던 80대 노인에게 익명의 여성 A씨가 다가왔다.
비를 맞으며 수레를 밀던 노인이 안쓰러웠는지 A씨는 자신의 자그마한 분홍색 우산을 함께 쓴 채 1㎞ 남짓을 걸었다.
당시 노인은 우비를 입고 있었지만, A씨는 자신의 옷이 젖어가는 와중에도 오히려 노인 쪽으로 몸을 기울여 비를 막아줬다. 이 모습이 담긴 사진이 경기일보 등의 언론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A씨는 '우산 천사'라는 별칭과 함께 많은 네티즌의 찬사를 받았다.
그런데 확인 결과 A씨의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우산을 얻어 썼던 노인은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그날 비가 많이 와서 리어카를 갖다 놓고 점심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며 "A씨가 우산을 받쳐줘서 고마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노인은 "A씨가 잠깐 기다리라고 한 뒤 마트에 가서 돈을 뽑아 봉투에 3만원을 넣어 주기도 했다"며 "그분이 어떤 분인지 아직 모르지만 정말 고마웠다"고 재차 감사함을 표했다.
연합뉴스TV는 어렵게 A씨의 가족과 연락이 닿았다. 하지만 A씨 가족은 메시지를 통해 "해야 될 걸 당연히 했다고 전해달라고 한다"며 인터뷰 요청도 정중히 거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A씨는 슬하에 자녀를 둔 엄마로, 교육업계 종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A씨는 이런 선행을 가족에게도 말하지 않아, 가족들도 취재진이 연락하기 전까지 몰랐다고 연합뉴스TV는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말 마음씨 고운 여성분. 꽃길만 걸으시길 바란다", "감동에 콧등이 찡하다", "천사 같은 모습에 감동했다", "천사는 늘 서민들 속에 있는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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