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목소리 무시하는 교육부, 교권침해의 또 다른 주범"

윤성효 2023. 9. 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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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청 앞 '서이초 교사 추모·교육활동보호를 위한 문화제'... 박종훈 교육감도 참석

[윤성효 기자]

 경남교총, 전교조경남지부, 경남교사노조는 4일 늦은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 도로에서 “고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4일 늦은 오후 경남교육청 앞, 검은색 옷을 입은 교사들로 가득 찼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경남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경남교사노조가 '고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문화제'를 열었는데, 당초 2500명 정도 참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두 배에 가까운 4000여 명이 모인 것이다. 박종훈 교육감도 참석해 교사들 속에 앉아 있었다.

교원단체들은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오늘을 '공교육 회복의 날'로 명명한다"라고 운을 뗐다.

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오늘을 기리기 위한 활동에 참여하고, 교사들이 주말마다 수만, 수십만 명씩 모여 '교육할 권리 보호 입법'을 강력하게 요구해왔으나 국회, 교육부. 교육청이 교사들에게 확신을 주는 입법과 대책 제시가 미흡했다"라며 "이에 국회와 교육부, 교육청에 요구하기 위해 모였다"라고 설명했다.

"국회 움직이게 해야... 이러다 또 동료 잃을까 두려워"
 

노경석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지난 7월 들려온 소식에 모두가 안타까움과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저도 5일 동안 추모공간을 지키면서 밀려드는 슬픔과 비통한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이후 우리는 안타까움과 미안함 마음을 안고 토요일마다 한여름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모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 아니, 움직이게 해야 한다. 지난 1일 교육상임위에서는 관련 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됐다. 하지만 아동학대처벌법과 아동복지법을 다루는 보건복지위는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라며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까 두렵다. 이러다가 또 우리의 동료를 잃을까 두렵다"라고 했다.

노 지부장은 "교사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협박하는 교육부, 학교의 자율성과 교사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교육부야말로 교권침해의 또 다른 주범이다. 이러한 태도를 가진 교육부가 있는 한 교육권 확보는 실현될 수 없다"라며 "지금이라도 교육부는 공교육 멈춤의 날 참가교사에 대한 징계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충수 경남교사노조 위원장은 "모든 것을 학교와 선생님에게 책임 지우려고 하고 있다. 학생과 관련된 것은 모두 교사에게 하라고 한다. 이것이 정말 문제다.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안이다"라며 "아파트 놀이터에서 싸우고, 엘리베이터에서 싸움을 벌여도 학교폭력이다. 학교와 선생님들이 민원의 위험에 노출된다. 교육과 전혀 관련 없는 것도 책임 지워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해야 한다. 문제행동을 일으킨 학생들과 관련해 담임과 교과 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 학교 밖에서 문제행동을 일으킨 학생을 책임질 수 있는 인력과 공간이 필요하고, 학교 안에서 일어난 일은 관리자의 적절한 역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광섭 경남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하늘의 별이 된 너무도 맑은 영혼의 선생님은 누구보다 아이를 사랑하고 학부모와 소통했다. 하지만 지난 7월 18일 어머니께 '너무 힘들어'라는 말씀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라며 "이제는 선생님이라는 이유로, 스승이라는 이유로 참지 않겠다. 더 이상 동료를 잃고 싶지 않다. 모두가 알았지만 참고 넘어갔던 교권추락. 잘못된 법, 제도, 불합리한 관행, 학생을 제대로 지도할 수조차도 없는 참담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학생들도 참여... "저희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학생도 무대에 올랐다. 안해영 학생(간디고 3년)은 "학교는 하나의 세계이고 하나의 운명 공동체라 생각한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함께 모이고 나눈다"라며 "분명 학교라는 공간의 본질은 꿈을 나누고, 같이 성취해내고, 서로의 살갗을 베고 눈가에는 핏물이 고여도 서로를 포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안 학생은 "간디학교 선생님들만이 제 스승이 아닌 저의 스승을 인도해주셨던 분들, 그와 연결된 모든 분과 모든 것에 감사하다. 여기 계시는 모든 분이 제가 나아갈 길을 밝혀주시고 지원해주시는 분들이다"라며 "여러분들의 제자가 제 벗이 되고, 저와 사랑을 나누고, 저와 삶을 논하고 우주를 꿈꿀 것이라 생각한다. 권력 앞에서 무릎 꿇지 않고 계속해서 저희와 함께 배움을 나누고 삶을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한영상 경상남도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은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교권강화·회복에 관해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했으나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라며 "이 일을 계기로 교사 중심의 교권 신장과 학생 중심의 학생인권이 균형감을 갖춘 교직사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문찬규 교사는 "오늘 이 자리의 모임은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다. 의무도 아니고,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공교육 멈춤의 날'에 참가하면 징계를 내리겠다는 겁박까지 있었다"라며 "그럼에도 고 서이초 선생님에 대한 추모의 마음과 교권 회복, 무너진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불타는 의지로 자발적인 참여를 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권 침해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다른 학교, 다른 반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우리 반,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모든 분들이 공감하실 것다. 지난 주 서울에서 또 다른 선생님의 비보가 전해졌다. 아직 정확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슷한 상황이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라고 했다.

3개 교육 단체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수업 방해 학생들로부터 교사의 교육활동과 학생의 학습권이 법적으로 보호될 수 있어야 한다"며 "수업 방해 학생을 분리하고, 학교에 책임자와 공간을 마련하도록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법을 개정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 "일반 관공서에 대한 민원이 민원처리법에 따라 기관장의 책임하에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되듯이, 보호자의 학교 교육 관련 민원도 법령에 따라 학교의 기관장인 학교장의 책임 아래 법적 절차와 규정에 따라서 처리될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법법을 개정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들은 "교권보호위원회의 교육청 이관 등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여·야 간 이견이 없는 각종 바람직한 법 개정안을 모두 반영해 교원지위법을 개정해야 한다"라며 "교육부가 정부와 여·야, 교육청이 공교육 회복의 강력한 의지가 있음을 확인해 주고, 교육부가 정부와 여·야가 교사들이 요구하는 법 개정 의지가 확고함을 확실하게 밝히고,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종훈 교육감 "선생님들이 다시 극단에 내몰리는 일 만들지 않겠다"

추모제 도중에 무대에 오른 박종훈 교육감은 "선생님들께서 여기까지 오시느라고 수고하셨다. 서이초 선생님의 일 이후에 둘러싼 조문 행렬, 국회 앞에서 30만 선생님들이 모여서 한 집회, 이 자리에서 많이 모여서 함께 해주시는 이것이 이번 일에 선생님들이 얼마나 한 마음으로 하고 계신지를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바깥에서 바라보는 사람들보다 더 크게, 더 많이 지금의 현상의 대해 반성하고 있다. 왜냐하면 저는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사실 선생님들의 절규를 마치 고문 받는 것처럼 바라보고 지켜보고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선생님들, 이제는 또 다시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반복되는 그런 일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 교육감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한다는 책무감을, 이 자리에서 어떤 비난을 하더라도 제가 하겠다고 약속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교육감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동학대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국회에 건의하고, 중앙정부를 향해서는 악성민원에 대해 선생님들을 지켜내는 장치를 함께 고민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겠다"라며 "국회도 법 개정을 약속했고, 정부도 나서고 있다. 선생님들이 다시 극단에 내몰리고, 이런 자리에 와서 절규하는 일은 만들지 않겠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는 시급하지만 졸속으로 만들 수 없다고 약속했다. 교총, 전교조, 교사노조와 함께 설문도 받고 해서 교육청이 할 수 있는 대책에 있어서만큼은 다시 이런 일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힘들게 여기까지 오신 자리에서 선생님들이 가진 생각을 다 펼쳐 보이고, 이후에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 선생님들 존경하고 사랑한다"라고 전했다.
 
 경남교총, 전교조경남지부, 경남교사노조는 4일 늦은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 도로에서 “고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경남교총, 전교조경남지부, 경남교사노조는 4일 늦은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 도로에서 “고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문화제”를 열었고, 박종훈 교육감이 교사들과 함께 참석했다.
ⓒ 윤성효
  
 경남교총, 전교조경남지부, 경남교사노조는 4일 늦은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 도로에서 “고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경남교총, 전교조경남지부, 경남교사노조는 4일 늦은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 도로에서 “고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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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교총, 전교조경남지부, 경남교사노조는 4일 늦은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 도로에서 “고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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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교총, 전교조경남지부, 경남교사노조는 4일 늦은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 도로에서 “고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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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교총, 전교조경남지부, 경남교사노조는 4일 늦은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 도로에서 “고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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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교총, 전교조경남지부, 경남교사노조는 4일 늦은 오후 경남도교육청 앞 도로에서 “고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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