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발언엔 말 아낀 이주호…서이초 교사 추모사 읽다 울먹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을 외친 4일 전국 곳곳에서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이어졌다. 서이초는 이날 수업 대신 재량휴업을 결정하고 학교에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추모 행렬은 오후가 되자 운동장을 지나 교문까지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대부분 조용히 메모지에 글을 남기고 국화꽃을 놓았다. 3년 차 교사라고 밝힌 이모(27)씨는 “같은 저연차 교사로 너무 공감돼서 찾아왔다”며 눈물을 흘렸다.
병가를 내고 서이초를 찾은 교사들이 많았다. 10년 차 초등교사라고 밝힌 김모(35)씨는 “오늘 병가를 쓰고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다. 징계를 받아도 더는 잃을 게 없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5년 차 초등교사도 “교장과 교감이 재량휴업을 허락하지 않아서 병가를 내고 왔다”며 “근로자에게 보장된 병가를 징계하겠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교사의 생존권보다 학생의 학습권이 우선될 수 있나”라고 했다.
잇따른 교사 사망…“개인 문제로 치부 말라”
사망 교사의 대학 후배는 “강하고 책임감 넘치는 멋진 선배였다. ‘우리 반 애들 착하고 예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던 마음을 이어받아 모든 선생님이 행복하게 교육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유족 측은 “최근에도 여러 선생님이 생을 달리했다. 그냥 개인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학교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다시는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눈물 보인 이주호, 징계엔 말 아껴
조 교육감은 추도사에서 “학교와 선생님 없이는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종종 잊었다”라며 “선생님들이 더는 다치지 않게끔 하는 길에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가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추모객들은 사망 교사가 근무한 1학년 6반 교실을 둘러보고 묵념했다. 이 교실은 급식실을 개조해 임시로 활용한 것으로 창이 작고 한쪽에 창고가 있는 등 여건이 좋지 않다는 민원이 있었다. 지금은 폐쇄됐지만, 교실 뒤쪽 게시판에는 학생들이 만든 작품들이 걸려 있었다.
일부 추모객이 이 부총리에게 징계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오늘은 고인의 추모를 위한 날이니까 교육계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쳐야 할 것 같다”며 “오늘 상황들을 분석하고 있다. 종합해서 판단하겠다”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도 “내일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며 “나중에 교육감협의회를 통해 하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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