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전과 지역경제 개발의 기로... 구례의 지금
[이완우 기자]
▲ 지리산 뻐꾹나리 |
ⓒ 이완우 |
지리산 골프장 반대 깃발이 곳곳에 걸려 있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을 지난 2일 토요일에 방문했다, 사포마을은 다랭이논 안내 벽화가 인상적이고, 이끼와 지의류가 가득 피어난 돌담길의 그윽한 정서가 여유롭다.
마을회관에서 박현무 이장과 지리산의 자연과 생태를 지키는 활동가 김인호 시인을 만났다. 지리산 자락의 숲이 파헤쳐진 지리산 골프장 예정지 현장을 함께 답사하여 확인했다.
▲ 지리산 이삭여뀌 |
ⓒ 이완우 |
박현무 이장이 이 마을에 골프장 예정지에 대해 말했다.
"올해 3월 말쯤이나 되어요. 고사리가 올해는 좀 일찍 났어요. 마을 주민 한 분이 산에 고사리 꺾으러 갔었는데 숲속에 나무를 많이 베고 있다는 거예요.
▲ 지리산 골프장 예정지 |
ⓒ 이완우 |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 위의 지리산 자락에 골프장 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소나무재선충 방제와 수확벌채라는 명목으로 이미 상당한 지역에 소나무를 비롯한 숲의 나무들이 베어지는 상황이었다.
김인호 시인은 민자 사업 유치해서 진행하는 지자체의 개발 사업이 사업체에 투자보수율 20%를 보장해주며 개발 사업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지자체에서 손실 보전을 해줘야만 민간 투자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 지리산 골프장 예정지 |
ⓒ 이완우 |
김인호 시인은 "이곳 구례에 지리산 골프장이 조성되면 처음은 호황일지 모르지만 이내 시들어 가는 코스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희망 사항이지만 결국 이 지역의 짐만 되는 쪽으로 가면서, 환경과 자연은 파괴되고 지역과 주민들의 피해를 안고 가기 쉽다는 것이다.
사포마을에서 백 년이 넘은 산수유나무가 숲길을 지나서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서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섰다. 부엽토 숲길에 발걸음이 산뜻하고, 숲의 습기와 향기를 실은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온다.
▲ 지리산 골프장 예정지 |
ⓒ 이완우 |
푸른 숲의 오솔길 앞에 갑자기 황토 속살이 드러났다. 골프장 예정지로 산림이 사라진 곳에 도착했다. 나무가 베어진 산기슭의 비탈면에 무심한 풀이 자라서 덤불을 이뤘다. 베어진 나무를 운반하려 뚫은 임도의 황토색 노면은 지난 폭우로 토사가 휩쓸려 내려가며 생채기를 냈다.
▲ 지리산 골프장 예정지 |
ⓒ 이완우 |
사포마을로 내려왔다. 다랭이논에 벼가 가벼운 황금색으로 바뀌어 간다. 마을은 집집 대문마다 노란 바탕에 검은 글씨의 작은 삼각 깃발이 '골프장 반대'를 외치고 있다.
구례읍에 있는 '국립공원을 지키는 사람들 모임'의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이 사무실에는 구례군 문척면 중산리의 양수력발전소 건설의 현안에 대한 대책 모임을 앞두고 있었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사람들 모임'의 윤주옥 대표가 말했다.
"구례군이 골프장 시행사와 지난 3월 23일에 MOU를 맺었고, 3월 25일에 구례군 전체에 골프장 건설 찬성 내용의 현수막이 400개 정도가 게시되었어요. 사포마을 뒷산에 가서 보니 골프장 예정지 대규모 면적에 이미 나무가 베어졌는데, 당시에 구례군은 이 나무가 베어진 것과 골프장은 무관한 것이라고 했어요.
▲ 지리산 소경불알꽃 |
ⓒ 이완우 |
구례군은 '골프장 조성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구례군 지역과 군민도 산동면 사포리의 지리산 골프장 조성 사업을 반기는 분위기이다. 지리산 자연환경 보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개발이라는 가치와 명분이 맞서는 현실이다.
▲ 지리산 싸리버섯 |
ⓒ 이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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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테넷 신문 지리산인에도 게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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