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량 휴업’ 결정한 교장 “교사와 학생 모두 위한 조치”

“대부분 교사가 안 나오는데 대책 안 세울 수 없어”
“재량휴업은 대체 수업일 확보돼 학습권 침해 없어”

서울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일인 4일 인천 한 초등학교가 재량휴업에 들어가 교실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징계 경고에도 불구하고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에 학교 재량 휴업을 결정한 서울 천왕초등학교 교장이 “교사의 안전한 교육활동과 학생의 학습권 보장이 학교장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용주 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학교장으로서 다른 방식의 추모에 대해서 설득을 하는 한편 법적인 권한 내에서 대부분의 교사 부재에 따른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 보호, 교육과정 파행을 막기 위한 결정을 해야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재량휴업일로 지정하면) 오늘 수업을 멈추는 게 아니라 대체 수업일을 확보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업 일수에 대한 침해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 교장은 “이런 경우를 저는 처음 봤다. 특히 젊은 교사들은 징계를 하면 차라리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찾는다고 할 정도로 단호했다”면서 “대부분의 교사가 출근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 아무런 후속 대책을 수립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량 휴업일을 지정하지 않은 학교에선) 징계는 받지 않겠지만, 오늘이 수업 일수에는 포함이 된다”면서 “(오히려) 이것이 교육과정을 파행시키고 학습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선생님이 몇 명 출근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량 휴업을 지정하지 않고 학교에 아이들만 등교하도록 하는 것이 더 변형된 파행이라고 판단했다는 취지다.

정 교장은 교육부가 재량 휴업을 지정한 학교장에 대해 징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선 “솔직히 두렵다”면서도 “하지만 징계에 대한 두려움이 있더라도 교사를 지도감독하고 학생을 교육하는 권한을 가진 기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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