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노하우, 車에 태운다"…LG전자 사장이 모터쇼 간 이유
“미래의 모빌리티는 매우 정교한 전자 제품으로 바뀌고 있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움직이는 공간’에 더 가까워집니다. 차량 내에서 자유로운 변형, 새롭게 즐기는 탐험, 편안한 휴식 등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를 담아 ‘알파블(Alpha-able) 경험’이라 명명했습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IAA 모빌리티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메세뮌헨에서 열린 프레스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하며 “오랜 기간 가전과 정보기술(IT) 사업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가 국제 모터쇼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서 실제 알파블(구현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며 “과거 ‘옴니팟’보다 좀 더 익사이팅한 내용이 들어갈 것이다. 알파블을 공개한 뒤엔 완성차 브랜드 등에서 협력하겠다는 곳도 많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옴니팟은 LG전자가 2022년 CES에서 처음 공개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다.
LG전자는 2013년 VS(전장)사업본부를 출범시키며 자동차부품 사업을 키우고 있다. VS본부의 분사 가능성을 묻는 말에 조 사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사업이 워낙 잘 나가니까 좀 더 잘해보라는 의미에서 분사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LG전자 내부의 소프트웨어(SW) 인력을 지원받고 디스플레이·가전 등과도 시너지가 나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장 사업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에 대해선 “워낙 분야가 넓기 때문에 지속해서 (M&A 대상 기업을) 찾고 있다”며 “차들이 이제 ‘SW 비히클’(vehicle)로 바뀌기 때문에 SW·콘텐트 기업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동화·자율주행 등으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는 가운데, LG전자는 전장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삼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 VS본부는 매출 8조6496억원, 영업이익 1696억원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올 상반기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5%(5조510억원)를 차지했고, 올해 말 수주 잔고가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뮌헨=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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