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세안 순방 전 "중국 더 역할을"…인니·인도선 릴레이 양자 회담

권호 2023. 9. 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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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4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핵ㆍ미사일 개발의 주요 자금원인 가상자산 탈취, 해외 노동자 파견, 해상 환적 등 북한의 불법 행위를 적극 차단하고, 북한 주민의 참혹한 인권 실상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부터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방문해 외교전에 돌입한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미사일과 관련한 국제 공조를 강조하고, 20건 가량의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부산 엑스포 세일즈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동남아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 연합뉴스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3 정상회의와 인도 G20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5일 출국할 예정인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AP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날로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에 맞서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가상자산 탈취와 해외 노동자 파견, 해상 환적 등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로 의심되는 외화벌이 통로를 직접 언급한 윤 대통령은 “현재 작동 중인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만 충실히 이행되어도 북한의 WMD(대랑살상무기) 자금원을 상당 수준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대중 경제 의존도 등을 감안한다면 중국은 북한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중국이 이러한 영향력을 사용할지, 한다면 얼마나 어떻게 할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이 지금처럼 핵ㆍ미사일 능력을 고도화시키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공공연히 위반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책임이 있는 중국으로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마땅히 건설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개발이 역내 질서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등 중국의 국익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기자들과 만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코로나 이후 국경을 개방하면서 중국에 보낸 대규모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 당국에 헌납한 달러 액수가 상당하다”며 “사이버 머니 등 탈취한 가상자산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중국 내 은행이 많이 사용되는 등 중국 당국이 조금 더 신경 쓴다면 공조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유류나 석탄 등을 서해와 가까운 공해 상에서 비밀 해상무역을 하고 옮겨싣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문제를 국제회담이나 발언문에서 압축해 문제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각국 정상들에게 부산의 매력을 어필하며 엑스포 유치에 주력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윤 대통령.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북한 이슈 외에도 기후 문제나 규범 기반 국제 질서 구축을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아세안+한ㆍ중ㆍ일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G20 정상회의 등 다자 회의 외에 윤 대통령은 20개국가량의 정상과 양자 회담을 소화한다.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필리핀ㆍ싱가포르ㆍ캄보디아ㆍ인도ㆍ스페인ㆍ아르헨티나ㆍ캐나다ㆍ모리셔스 등의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이 확정된 상태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14개국과의 양자 회담이 열릴 예정이고, 약 6개 국가와 추가로 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담을 조율 중인 6개국 중에 중국은 포함돼있지 않으나, 경우에 따라 리창(李强) 총리와 만날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비롯해 이달에만 30여 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릴레이 양자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 사회의 공조를 강조하고,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30세계 박람회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도 주력할 예정이다.

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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