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이동관씨" 李 "국무위원한테"…가짜뉴스 공방 중 설전

김다영 2023. 9. 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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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뉴스1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4일 인터넷매체 뉴스타파가 지난해 대선 3일전 '김만배 허위 인터뷰'를 내보낸 것과 관련해 “중대범죄이자 국기문란”이라며 “가짜뉴스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과의 질의-대답 과정에서 나왔다. 윤 의원이 “뉴스타파가 (김만배를) 허위 인터뷰하고, 인터뷰가 네이버 등 포털에 실리고, 김의철 사장의 KBS, 박성제 사장의 MBC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경마식 보도를 악용해 저지른 지능범죄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이 위원장은 “저는 의원님이 지적하신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생각한다”라며 “대선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범죄행위이자 국기문란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사와 별개로 방통통신심의위원회 모니터를 통해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또 “인터넷 매체가 가짜뉴스를 퍼뜨리면, 공영방송이 이를 증폭시키고, 특정 진영에 편향된 매체가 다시 뉴스를 활류하는 악순환의 싸이클”이라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스트라이크 아웃제(One-Strike Laws)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악의적인 조작 보도가 한번만 이뤄져도 해당 언론사를 폐간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제원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봉을 든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도 이날 이례적으로 질의석으로 이동해 이 문제를 파고 들었다. 장 위원장은 “이 사건은 더 큰 시나리오 창작자가 있다고 본다”며 “인터뷰는 2021년 9월에 진행됐는데 보도는 대선 3일 전 나왔다. 가장 이득을 본 사람이 배후”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방통위에선 가짜 뉴스를 고의로 기획하고 시나리오 만드는 것은 폐간, 패가망신 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그것이 바로 원스트라이크 아웃의 최종단계”라며 “이런 사건은 (과거) 정치부 기자 시절 선거때마다 봤던 일이다. 2002년 김대업 병풍사건, 2007년 BBK 사건, 2022년 대장동 사건 등 ‘아니면 말고’식 흑색선전은 근절시켜야 할 정치 문화”라고 했다.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도 “방통위는 2500억 예산에 직원이 279명으로 1인당 10억씩 쓰는데 (가짜뉴스를 막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가장 시급한 것은 가짜뉴스를 실어나르는 포털에 대한 규제 사각지대”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자택 인근에서 검찰 압수수색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던 중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에게 판매한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백지도'을 공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김만배씨와 허위 인터뷰를 진행하고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신 전 노조 위원장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뉴스1


앞서 검찰은 2021년 9월 15일 민주노총 언론노조 신학림 전 위원장이 김만배씨의 요청으로 허위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대가로 김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김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2과장이던 시절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알선 브로커라는 의혹을 받았던 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고, 신 전 위원장은 해당 인터뷰 음성파일을 뉴스타파에 넘겼다. 뉴스타파는 이를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보도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고민정 민주당 의원과 호칭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고 의원은 “방통위원장으로 인정을 할 수 없었지만 여당 의원을 봐서 방통위원장으로 호칭했다”며 “그런데 이동관씨가 (오늘) 답변하는 걸 보니까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국무위원으로 말씀드리는데, 이동관씨가 뭐냐”며 “개인 이동관에게 질문하시는 것이 아니지 않냐”고 반박했다. 그러자 조승래 의원이 “방통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니라 배석자”라고 했고, 이 위원장은 “의결권만 없을 뿐 국무회의의 일원” 이라고 맞받아쳤다. 양측의 공방이 커지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퇴장해버렸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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