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이동관씨" 李 "국무위원한테"…가짜뉴스 공방 중 설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4일 인터넷매체 뉴스타파가 지난해 대선 3일전 '김만배 허위 인터뷰'를 내보낸 것과 관련해 “중대범죄이자 국기문란”이라며 “가짜뉴스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과의 질의-대답 과정에서 나왔다. 윤 의원이 “뉴스타파가 (김만배를) 허위 인터뷰하고, 인터뷰가 네이버 등 포털에 실리고, 김의철 사장의 KBS, 박성제 사장의 MBC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경마식 보도를 악용해 저지른 지능범죄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이 위원장은 “저는 의원님이 지적하신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생각한다”라며 “대선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범죄행위이자 국기문란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사와 별개로 방통통신심의위원회 모니터를 통해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또 “인터넷 매체가 가짜뉴스를 퍼뜨리면, 공영방송이 이를 증폭시키고, 특정 진영에 편향된 매체가 다시 뉴스를 활류하는 악순환의 싸이클”이라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스트라이크 아웃제(One-Strike Laws)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악의적인 조작 보도가 한번만 이뤄져도 해당 언론사를 폐간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사봉을 든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도 이날 이례적으로 질의석으로 이동해 이 문제를 파고 들었다. 장 위원장은 “이 사건은 더 큰 시나리오 창작자가 있다고 본다”며 “인터뷰는 2021년 9월에 진행됐는데 보도는 대선 3일 전 나왔다. 가장 이득을 본 사람이 배후”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방통위에선 가짜 뉴스를 고의로 기획하고 시나리오 만드는 것은 폐간, 패가망신 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그것이 바로 원스트라이크 아웃의 최종단계”라며 “이런 사건은 (과거) 정치부 기자 시절 선거때마다 봤던 일이다. 2002년 김대업 병풍사건, 2007년 BBK 사건, 2022년 대장동 사건 등 ‘아니면 말고’식 흑색선전은 근절시켜야 할 정치 문화”라고 했다.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도 “방통위는 2500억 예산에 직원이 279명으로 1인당 10억씩 쓰는데 (가짜뉴스를 막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가장 시급한 것은 가짜뉴스를 실어나르는 포털에 대한 규제 사각지대”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2021년 9월 15일 민주노총 언론노조 신학림 전 위원장이 김만배씨의 요청으로 허위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대가로 김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김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2과장이던 시절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알선 브로커라는 의혹을 받았던 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고, 신 전 위원장은 해당 인터뷰 음성파일을 뉴스타파에 넘겼다. 뉴스타파는 이를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보도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고민정 민주당 의원과 호칭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고 의원은 “방통위원장으로 인정을 할 수 없었지만 여당 의원을 봐서 방통위원장으로 호칭했다”며 “그런데 이동관씨가 (오늘) 답변하는 걸 보니까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국무위원으로 말씀드리는데, 이동관씨가 뭐냐”며 “개인 이동관에게 질문하시는 것이 아니지 않냐”고 반박했다. 그러자 조승래 의원이 “방통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니라 배석자”라고 했고, 이 위원장은 “의결권만 없을 뿐 국무회의의 일원” 이라고 맞받아쳤다. 양측의 공방이 커지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퇴장해버렸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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