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성, 가사노동 가치 1002조원…남성보다 4배 더 일해

일본 여성의 하루 가사에 투입하는 시간이 남성들에 비해 4배나 많은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하루 가사 노동시간은 224.3분으로, 이를 임금으로 환산하면 111조엔(1002조7407억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본 도쿄 긴자에서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4일 블룸버그는 이날 일본 내각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각각 발표한 노동통계 자료를 인용해 일본 남성들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이 41분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OECD가 조사한 30개국 가운데 가장 적은 수준이다. 반면 일본 여성들은 하루 평균 224.3분을 가사노동에 소비한 것으로 나타나 남성에 비해 3시간 더 무급노동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215분이었는데 남성이 가사일에 쓰는 시간은 일본보다 8분 더 많은 49분에 그쳤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스웨덴의 경우 남여간 가사노동 시간 차이가 1시간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일에 사용하는 시간들이 많은 만큼 일본 여성들이 유급 노동에 임하는 시간도 남성에 비해 적었다. 일본 남성이 유급 노동에 쓰는 시간은 451.8분인데 반해 여성은 271.5분에 그쳤다. 무급과 유급 노동시간을 합칠경우 남성은 492.6분, 여성은 495.8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이 가사일을 하느라 남성에 비해 200분을 더 무급노동에 시간을 쓴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룸버그는 여성들의 무임 노동 시간을 임금으로 환산하면 연간 111조엔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약 15%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남성의 가사노동을 임금으로 환산하면 32조엔에 그쳐 여성의 3분의 1에도 못미쳤다.

전문가들은 여성이 무급 노동을 환산한 가치가 평균 임금에 더해질 경우 일본의 성별간 임금격차가 해소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일본 여성의 무급노동 시간을 환산한 임금은 1인당 200만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블룸버그는 "일본의 맞벌이 가구 수는 외벌이 가구수의 약 두배가 넘는 1260만 가구에 달한다"면서도 "여성이 집안일에 소비하는 시간은 남성보다 약 4배가 많으며 여성들은 자신들이 무급 노동에 대한 111조엔의 급여를 놓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