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체투자포럼]정일부 IMM 대표 "글로벌 세컨더리 펀드 동향과 엑시트 전략"
PE 시장의 성장 및 세컨더리 시장 활용도의 확대
세컨더리 시장 성장 계속…2030년 5000억 달러
세컨더리 시장이 계속 성장할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PE(Private Equity) 세컨더리 시장규모가 월등히 크지만, VC(Venture Capital) 세컨더리 시장도 성장중이다. 정일부 IMM인베스트먼트대표는 4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글로벌 대체투자 이슈와 자산배분 전략'을 주제로 개최된 '제1회 아시아경제 대체투자포럼'에서 '세컨더리 시장 동향'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PE 세컨더리 시장은 2021년과 2022년 상반기 모두 전 동기 대비 최고 규모의 거래량을 달성했다. 2022년 하반기에는 급격한 금리 인상과 매크로 환경에 대한 불안 등으로 퍼블릭(Public) 시장은 하락한 반면 이러한 여파가 프라이빗(Private) 자산가치에 아직 반영이 되지 않아 세컨더리 매수자와 매도자 간 거래 가격에 대한 미스매치(Mismatch)가 발생하면서 거래 규모가 소폭 감소했다. 정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PE 시장의 성장 및 세컨더리 시장 활용도의 확대 등에 힘입어 2030년까지 약 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특히 세컨더리 시장은 수요 및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과소 출자(Undercapitalised)된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세컨더리 펀드의 자금 소진율도 빠른 편"이라고 짚었다. 이에 현재 세컨더리 시장의 드라이파우더(Dry Powder, 펀드 내 미소진 금액)는 약 1250억 달러이며 이는 시장의 세컨더리 거래 물량으로 1~2년 내에 소화할 수 있는 규모라고 했다.
정 대표는 PE 엑시트 전략으로 세컨더리 시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퍼블릭(Public) 시장의 불안정과 유동성 부족 등으로 지분 거래 및 기업공개(IPO)를 통한 PEF의 엑시트 활동이 축소되고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GP 입장에서 펀드 세컨더리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및 포트폴리오 운용(컨티뉴에이션 펀드 등)이 그 대안으로 성장 중"이라며 "특히 회사의 내재 가치는 견고하나 시장 상황으로 저평가된 자산을 급매하지 않고 세컨더리 시장을 활용해 계속 운용할 수 있는 자금 및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VC 세컨더리 시장의 경우 PE 세컨더리 펀드의 일부분으로 제한적으로 거래되어 왔다.(PE 세컨더리 펀드 익스포져의 10% 미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운용자산(AUM) 기준 약 3배 성장했으며, 퓨어플레이(Pure-play) VC 펀드가 론칭되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대표는 "VC 세컨더리 시장 역시 PE 세컨더리와 마찬가지로 현재 시장에서 유동성 조달 및 운용기간 연장 혹은 엑시트 전략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므로 향후 펀드 지분 세컨더리를 포함해 광범위하게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짚었다.
세컨더리 투자의 효과(베네핏)로는 제이커브(J-Curve) 완화, 성장성이 확인되는 포트폴리오에 대한 분산투자 효과, 할인 매수, 우수한 위험 조정 수익을 꼽았다. 정 대표는 "통상 투자기간이 종료되고 있는 PEF 펀드의 지분을 매수하므로 PEF 초기 운용보수·비용으로 발생하는 제이커브 완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면서 "더불어 위험(Blind Pool Risk)이 감소하는 데다 투자기업, 산업과 지역, 투자 전략, 투자 단계 및 펀드 빈티지, GP 등에 대한 다변화가 즉각적으로 가능해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도자의 니즈와 그에 대한 매수자의 솔루션 제공 능력, 수요 및 공급, 하위 펀드 및 하위 펀드 GP에 대한 정량적·정성적 평가에 따라 할인 매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PE 세컨더리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대표는 "국내 PE 펀드 결성 규모의 증가 및 해외 GP들의 국내 투자 확대에 따라 국내 PE 세컨더리 시장은 트레이드 세일(Trade Sale)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또한 VC들이 투자한 회사들이 규모있게 성장함에 따라 VC 지분을 PE가 인수하는 건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양한 장점으로 동일 GP 내의 신규 펀드로 기존 펀드 자산을 이전하는 컨티뉴에이션 펀드(Continuation Fund)가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기업가치 산정 등의 이슈가 있어 이를 극복하려는 GP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VC 세컨터더리 시장 규모는 최대 1조원까지 추정했다. 정 대표는 "프리IPO(Pre-IPO)에 초점을 맞춘 국내 세컨더리 벤처펀드 시장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해 2022년 기준 세컨더리 벤처펀드의 결성금액 비중은 전체 벤처펀드 결성금액의 약 7.5%"라면서 "신주 벤처 펀드에서 구주 투자도 통상 함께 이루어지는 것(약정총액 20% 이내)을 고려할 경우, 세컨더리 VC 시장은 5000억원에서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최근 VC 세컨더리 벤처펀드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간의 IPO 시장 활성화로 다수의 프로젝트 펀드가 설정됐다. 정 대표는 "펀딩 시장 위축으로 당분간은 500억원에서 20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블라인드 펀드를 중심으로 세컨더리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특히 최근 2015~2018년 결성된 VC 펀드들의 만기 도래, IPO 시장 위축 및 투자회사의 비상장 기간 증가로 인해 올해와 내년에는 국내 VC 세컨더리 시장의 규모는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하영구 블랙스톤 한국법인 회장, 김교태 삼정KPMG회장, 유웅환 한국벤처투자 대표, 강민균 사모펀드(PEF)운용협의회 회장,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을 비롯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VC 등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김장현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융합학부 교수는 '인공지능(AI) 시대, 꼭 알아야 할 에센스'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섰고 조범린 한국투자공사(KIC) 대체투자본부 수석부장이 '고금리 시대 글로벌 대체투자 트렌드와 KIC의 자산배분 전략', 주용국 미래에셋증권 IB2 사업부 대표가 '고금리 속 부동산 대체투자 기회요인'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세컨더리 펀드는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닌 벤처캐피털이나 엔젤(개인투자자)이 보유한 주식(구주)이나 지분을 매입하는 펀드다. 쉽게 말해 구주에 투자한다. 벤처캐피털은 투자한 기업이 코스닥 등에 상장되어 기업공개(IPO)를 하거나 기업 인수합병(M&A)을 할 때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M&A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데다 신생 벤처기업이 상장되는 데에도 오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투자자금 회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가 많다. 펀드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벤처캐피털이 자체 자산으로 인수하거나 부실자산 처리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에 부담을 느끼는 벤처캐피털은 투자를 피하게 되고, 벤처기업은 투자를 받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에 세컨더리 펀드는 투자기간 장기화로 인해 펀드 해산 압박에 시달리는 벤처캐피털을 지원함으로써 재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 수단이 된다. 벤처캐피털은 기업 상장을 기다리지 않고도 세컨더리 펀드를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서다.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별도의 투자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으며, 벤처캐피털이 보유한 주식을 매입하는 측에서도 초기기업 투자에 비해 투자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결국 세컨더리 투자는 중간 회수(엑시트) 방법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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