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음악 하고 싶어"…DAY6 영케이가 보내는 가을 편지

어환희 2023. 9. 4. 16: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데이식스의 영케이(Young K)가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서울 노원구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 첫 솔로 콘서트를 열었다.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떨리네. 괜찮을 것 같았는데…”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첫 무대의 첫 소절은 부르는 이의 심정을 그대로 담아낸 듯했다.

그룹 데이식스(DAY6)의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 영케이(Young K·강영현)가 3일 서울 노원구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 첫 솔로 콘서트를 열었다. 데뷔 8년 만에 발매하는 첫 정규 앨범의 수록곡을 선보이는 자리이자, 3년 9개월 만의 대면 콘서트였다. 신곡 ‘오늘만을 너만을 이날을’을 부르며 영케이가 등장하자 객석에선 반가운 환호가 터져 나왔다. 1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콘서트는 전 회차 전석 매진됐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영케이는 “그동안 가장 간절히 원했던 것은 무대였다”고 콕 집어 말했다. 지난 4월 카투사로 군 복무하다 전역한 그는 “군대에 있으면서 무대를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입대 전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콘서트를 열지 못한 탓에 콘서트 공백기가 유독 길어졌다”고 했다. 이번 콘서트에서 첫 번째로 부른 ‘오늘만을 너만을 이날을’은 그가 “무대에 서는 순간을 눈감고 떠올리면서 쓴 곡”이다. 4일 발매한 정규 1집의 첫 번째 트랙이기도 하다.


카투사 전역 후 컴백…정규 1집 전곡 작사·작곡 참여


데이식스의 영케이.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그룹에서 보컬과 랩, 베이스를 맡고 있는 영케이는 2015년 데뷔 후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 데이식스 곡 대부분의 작사와 작곡을 맡아왔다. 특히 가사에서 묻어나는 서정적이면서도 진솔한 매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다. 다른 가수들의 곡을 포함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곡만 160개가 넘는다. 그가 작사한 곡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하이키)는 올 상반기 역주행의 신화를 쓰기도 했다. 그는 "작사·작곡가로서 찾아주는 이가 있는 건 늘 감사한 일"이라며 "외부 곡 작업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며 가수 영케이로서도 성장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역 후 처음 발표하는 정규 1집 '레터스 위드 노트(Letters with notes)'는 ‘음표로 쓴 편지’를 의미한다. 영케이는 수록된 11곡 모두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그는 “작사가로서 글자를 적어나갈 때 어떻게 하면 음에 잘 어울릴지를 생각하며 꾹꾹 눌러 적는다”면서 “곡의 어울림과 더불어 글자 자체로 얼마나 울림을 줄지 역시 생각하는데, 이런 과정이 마치 하나의 편지처럼 느껴졌다”며 앨범명에 대해 설명했다. “11곡 모두 메시지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는 사랑과 희망, 그리고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이것밖에는 없다'는 점점 사라져가는 사랑을 놓지 못하고 슬퍼하는 감정을 그린 감성적인 록 발라드곡이다. 오랜 기간 함께 작업했던 홍지상 작곡가와 대화하다 “무언가를 내려놓아야 할 상황에서도 끝내 놓지 못하는 내면”을 발견해 사랑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영케이는 4일 첫 정규 앨범 'Letters with notes'(레터스 위드 노트)를 발매했다.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가수로서 영케이의 방향성은 ‘늙지 않는 음악’이다. 그는 “콜드플레이, 퀸, 비틀스 등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는, 늙지 않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데이식스 멤버들끼리도 늘 이야기를 해 왔다”면서 “어떤 것들이 유행하는지는 항상 보고 있다. 다만, 무조건 따라가기보다는 이번 앨범에선 저에게 맞는 옷을 입고 보여드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요즘 음원 차트 순위권을 점령한 빠른 템포의 댄스곡보다 차분하고 호소력 짙은 음악으로 돌아온 이유다.

솔로 활동을 하며 영케이는 음악적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그는 “한동안 스스로 목소리에 특색이 없다고 생각해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면서 “이제는 더 다양한 색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 강점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했다. “고음을 지르고 기교를 잘 부리는 것도 잘하는 것이지만, 조용히 읊조려도 마음에 와 닿는다면 그것이 ‘잘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람들에게 잘 와 닿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