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연간 길안내 44억건 티맵, 식당·호텔 예약도 연결한다
티맵모빌리티가 자동차 길 안내에 머물던 내비게이션 앱 TMAP(티맵)을, 차량 밖으로 본격 확장한다. 대중교통부터 호텔, 식당 예약까지 앱 하나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AI)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무슨 일이야
티맵모빌리티는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뉴 TMAP(v10.0)’을 순차적으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새 티맵은 기존에 별도로 제공하던 티맵 대중교통 서비스를 통합한다. 공항버스 조회 및 예약, 공유 킥보드 이용도 가능하다. 다음 달부턴 공유 자전거도 추가한다. 또 식당·숙박업소 정보 검색 및 예약 서비스도 시작한다. 업데이트는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기존 티맵이 이동 경로 탐색에 주로 활용됐다면, 앞으로는 이동의 모든 순간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2002년 ‘네이트 드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티맵은 이동통신망과 GPS(위치확인시스템)를 활용한 내비게이션으로 20년 이상 인기를 끌고 있다.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해 안 막히는 길을 잘 찾아준 덕분이다. 국내 내비 시장 점유율은 내부 추산 70% 안팎. 길안내 건수는 연평균 44억건이다.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이 2020년 말 티맵을 중심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하도록 독립시킨 회사다. 그간 대리운전, 발렛 주차 등으로 외연 확장에 주력했다.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88억 800만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52.5% 늘었지만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서 시장 경쟁력엔 의문 부호가 붙었다.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이 택시 호출 위주로 재편됐고, 그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94.96%)을 가진 카카오모빌리티와 맞서 어떻게 경쟁할 것이냐에 대한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티맵 개편은 이에 대한 티맵모빌리티의 답변인 셈이다.
뭐가 달라져
티맵모빌리티는 통합과 개인화를 이번 개편의 핵심 방향으로 설명했다. 우선 기존 3~4개 앱에 나눠서 제공되던 서비스를 하나로 모은다. 길 안내·주차·대리·전기차 충전·대중교통 안내까지 앱 하나로 통합해 어디로 가든 여러 이동 수단을 통합적으로 조회하고 비교할 수 있게 한다는 것. 예를 들어, 인천공항을 목적지로 찍으면 다양한 경로를 제시하고 공항버스 예약까지 할 수 있다. 여기에 10월부터 4만개 이상의 숙박시설 예약 기능도 추가한다.
차량 소유주를 위한 서비스도 통합한다. 운전 점수를 반영해 할인된 자동차 보험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확대해, 차량 구매부터 등록, 정비, 중고차 판매, 폐차까지 티맵 앱에서 해결하도록 하겠다는 것. 장기적으론 구독형 서비스로 만들 계획이다.
통합된 서비스엔 21년간 내비 데이터로 학습한 티맵 AI의 개인화 추천 기술을 적용한다. 예컨대 ‘양양에서 서핑하고 싶은데, 근처 숙박 좀 추천해줘’ 같은 질문에도 게스트 하우스를 선호하는 사람과 호텔을 선호하는 사람을 구분해 다른 결과를 추천해준다. 양성우 티맵모빌리티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최초 목적지 탐색부터 먹고 자고 노는 것에 있어 전 국민이 실제 방문한 인기 장소를 바탕으로 최상의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또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인 택시 호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관건이다. 새 티맵에서 택시 서비스는 ‘앱투앱(app-to-app)’ 방식으로 구현한다. 티맵 내 택시호출 서비스를 누르면 우티 앱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우티 앱을 미리 깔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어 이용자로선 카카오T 대비 불편할 수 있다.
티맵의 새로운 전략의 성패는 티맵모빌리티의 기업공개(IPO)에도 중요한 변수다. 2025년을 상장 목표 시점으로 잡은 만큼 내년까지 뚜렷한 성장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회사 이재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올해 3000억 원 이상(연결기준) 매출을 목표로 한다”며 “2025년 상장한다는 계획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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