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등장한 스타필드 한글패치. 이것이 AI의 힘이다
출시 전부터 한글 번역 미지원으로 모든 게임 커뮤니티를 뜨겁게 만들었던 베데스다의 야심작 ‘스타필드’가 정식 출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한글패치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스타필드는 ‘엘더스크롤’, ‘폴아웃’ 등으로 유명한 베데스다가 최초로 시도하는 우주 배경의 SF 게임으로, 다양한 행성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오픈월드 슈팅 RPG 장르다. 1000여 개의 미지의 행성과, 행성에 전초 기지를 건설하고, 자신만의 우주선을 만들어 다른 우주선과 전투를 벌이는 등 많은 이들이 우주에서 꿈꾸는 모험을 모두 담아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스타필드’가 국내에서는 미운 게임으로 찍히게 된 것은 출시전부터 한글 버전의 판매 페이지를 지원하는 등 기대감만 끌어올려놓고, 정식 출시가 임박한 시기에 한글 번역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물론, 베데스다가 공식적으로 한글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적도 없다. 이전에 출시된 베데스다 게임들도 유통사인 H2인터랙티브가 번역을 지원한 폴아웃76을 제외하고는 공식 한글 자막을 지원한 적이 없긴 하다. 다만, 베데스다가 MS에 인수된 뒤 처음 선보이는 대작인 만큼, XBOX의 국내 판매량 증진을 위해 MS가 힘을 쓸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서, 더욱 배신감을 느끼는 상황이 됐다.
웃기는 상황은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개발사에서 포기했다는 한글 자막이 게임이 정식 출시되기도 전인 2일에 공개됐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스타필드’의 정식 출시일은 오는 6일이지만, 지난 1일부터 프리미엄, 컨스텔레이션 등 특별 에디션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얼리액세스가 시작됐으며, 이 버전을 활용한 한글패치가 하루만에 등장했다.
게임 내 대사량이 6만 줄 이상이었던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도 이용자 한글패치 제작에 1000명 이상이 참여하고, 2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는데, ‘스카이림’의 4배가 넘는 25만 줄 이상의 대사량을 가진 ‘스타필드’의 한글패치가 하루만에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AI 덕분이다.
베데스다가 ‘스타필드’에 일본어 번역을 넣어뒀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AI를 활용해 게임 내 일본어 대사를 한글로 번역한 것. AI를 활용한 일본어 번역 정확률은 90% 이상을 자랑하고 있는 상황이라, 플레이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고로 해당 패치는 인공지능 번역기 플랫폼 DeepL을 활용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전문가들의 감수를 통과한 버전이 아니기 때문에, 세밀히 살펴보면 다소 거칠게 번역된 부분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공식 홈페이지에서 ‘SALE(할인)’을 ‘저장’이라고 표기하고 있는 MS 홈페이지보다 훨씬 낫다고 비꼬는 이들도 있다. 한편, 이전에 발표됐던 팀왈도의 ‘스타필드’ 한글패치 제작은 AI 번역 버전과 별개로 진행 중이다.
현재 ‘스타필드’는 한글 미지원 소식 이후 국내 이용자들의 관심에서 완전히 멀어진 모습을 보였으나, 한글패치 공개 소식 덕분인지, 스팀에서도 판매량이 서서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글과 별개로 게임 자체 문제 때문에,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기는 하나, 이전에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이 그랬듯 천재적인 아마추어 모드 개발자들의 힘에 의해 더욱 진화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확실해진 것은 현재 늘어나는 개발비용 때문에 AI 도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게임사들에게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됐다는 점이다. AI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해줄 수는 없겠지만, AI 도입을 통해 인원과 기간을 확실히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스타필드’ 한글패치 사건이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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