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도 홍범도함 함명 변경 필요하다고 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군의 1800t급 잠수함 ‘홍범도함’의 함명 변경에 관해 필요하다면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4일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군 홍범도함 함명 변경’에 관해 질문하자 “총리께서 개인 입장이라는 전제 하에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국방부도 홍범도함 명칭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의견을 들어보고, 해군 입장도 들어보고 해서 필요하다면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차분하게 검토해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31일 예결위 전체 회의에 출석해 “우리의 주적과 전투해야 하는 군함을 상징하는 하나의 이름이 공산당원이었던 사람으로 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장관은 또 “다른 잠수함을 비롯해 논란을 일으킬만한 인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쳤는가”라는 기 의원 질문에 “전수조사는 하지 않았지만, 해군 함정에 대해서는 (논란이 될 만한 이름이 있는지) 다 알아봤다. (홍범도함을 제외하고는) 지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는 지난달 31일 교내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을 포함한 5인의 독립운동가 흉상을 이전한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국방부도 홍 장군의 공산당 가입 이력을 문제 삼으며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당대 여러 이념이 복잡하게 얽혀있던 독립 운동사를 왜곡한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독립군과 광복군에 뿌리를 둔 국군의 정체성마저 부정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홍범도함은 2016년 2월 진수한 한국 해군의 7번째 잠수함이다. 함명은 일제강점기 때 봉오동 전투 등 독립군 최대 승전을 이끌었던 홍범도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을 기리기 위해 명명됐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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