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금리 대응' 파생계약 급증…美 고용지표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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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시중은행이 금리 상승에 대비하려는 기업과 체결한 장외파생상품 계약 규모가 최근 석 달간 1조5000억원 이상 불어나면서 1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금리 상승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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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부진에 연준 금리 동결 기대감
긴축 사이클 종료 시 FRA 감소 전망
국내 4대 시중은행이 금리 상승에 대비하려는 기업과 체결한 장외파생상품 계약 규모가 최근 석 달간 1조5000억원 이상 불어나면서 1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금리 상승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과열됐던 미국 고용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금리 상승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파생상품 수요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선도금리계약(Forward Rate Agreement·FRA) 장외파생상품 계약금액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11조3704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5.4%(1조5163억원) 늘었다.
FRA는 미리 약정한 이자율로 향후 특정 시점에 자금을 차입하는 계약이다. 차입시장의 금리 변동과 무관하게 계약 금리가 적용돼 이자율 상승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4조8453억원으로 29.3% 늘어나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국민은행이 3조8101억원으로 11.2%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도 2조7150억원으로 1.3% 늘었다. 신한은행은 해당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FRA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배경에는 미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0%가 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국의 긴축 기조가 시장의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미 연준의 지난 7월 회의록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기면서다. 이에 당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4%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처럼 금리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자율 헤지를 위한 수단으로 FRA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과열됐던 고용시장이 진정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미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18만7000개 늘면서 시장 예상치(17만개)를 상회했다. 하지만 6월(10만5000개)과 7월(15만7000개) 수치가 합계 10만개 이상 하향 조정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체감 일자리 증가는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또 실업률은 3.8%로 전월(3.5%) 대비 0.3%포인트 상승하면서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긴축 기조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미 연준이 9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장 참가자들의 비율은 93%에 달한다. 이에 향후 은행들의 FRA 계약 수요가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이번 고용지표는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압력을 상쇄할 수 있다"며 "이미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 이후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번 지표를 통해 해당 전망의 논거가 더욱 강해졌다"고 판단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고용 둔화 흐름이 재확인돼 9월 FOMC 회의에서 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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