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전문가 심용환 "안중근 의사도 곧 빨갱이입니까?"
[임병도 기자]
▲ 역사전문가 심용환 소장이 유튜브에 올린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이전 관련 영상 |
ⓒ 유튜브 갈무리 |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역사 전문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역사를 중심으로 여러 권의 책을 내고 미디어에 역사 전문가로 출연하는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은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현재사는 심용환>에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관련 영상을 업로드했다.
심 소장은 "(육사 사태는) 역사 전공을 넘어서서 40대 중반에 처음 겪는 일"이라며 "초대 이승만 대통령 때도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시절에서도 이런 적은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역대 정권을 통틀어 윤석열 정권이 유일무이하게 "어찌됐건 닥치고 이승만, 백선엽뿐이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후) 백선엽 흉상 얘기가 나왔다가 간도특설대 이야기가 나와 버리니까 이제 맥아더까지 등장했다"면서 "대관절 어느 나라에서 자기 나라 국군의 심장 앞에다가 외국군 장군 흉상을 놓느냐"며 질타했다.
홍범도 장군의 기반이었던 연해주는 원래 청나라 땅이었다. 일제의 조선 침탈 이후 조선인들은 연해주로 이주했다. 독립운동가들도 국내 진공 작전의 이점 때문에 연해주로 기반을 옮겼다. 이후 연해주는 러시아 영토가 됐다.
심 소장은 "안중근 의사는 연해주와 러시아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의거를 일으켰다. 안 의사는 일본군이 아니라 러시아 법정이나 국제재판소에서 '우리 억울함을 토로하겠다'는 의도였다"면서 "안중근 의사도 조금만 있었으면 빨갱이입니까? 친러파예요?"라고 물었다.
그는 "독립군들은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에서 승리를 했지만 간도대학살 등의 일제 탄압을 당하면서 뿔뿔이 흩어졌다"면서 "러시아 영토가 된 연해주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은 소련이라는 공산국가에 순응하거나 새로운 근거지를 찾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연해주 고려인들도 빨갱이고, 조선족들도 빨갱이, 중앙아시아의 까레이스키도 빨갱이"라며 "현재의 한반도 분단체제라는 틀거리로 연해주 지역을 선택해서 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인생을 규정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심 소장은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가입과 소련을 위한 전투 참여는 고려인의 생존이나 연금 문제였다"면서 "나라 잃은 불쌍한 민족의 생존을 위한 자기희생이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논리, 반헌법이고 국보법 위반"
아울러 심 소장은 윤석열 정부의 역사 인식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팩트로 얘기하면 또다른 팩트를 갖고 와서 왜곡을 한다"면서 "우리 역사를 공부한다는 건 흐름을 보고 맥락을 봐야 된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윤석열 정부의 논리는) 반헌법이다. 국가보안법의 처벌사항이다"라며 "우리나라 헌법은 '3·1 운동의 독립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나라다'라고 정확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립운동사를 부정하거나 독립기념관에만 갖다 놔야 한다는 우리나라 국군은 어느 나라 국군이냐"며 "북한이 우리나라의 주적은 맞지만, 우리나라 국군은 한반도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윤석열 정부 고위 관계자가) '정훈 교육 측면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가관, 역사관, 안보관을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했다.
그는 "헌법을 뜯어고친 이승만과 박정희도 홍범도 장군은 건드리지 않았다"면서 "정권은 5년이면 끝난다. (윤석열) 정권이 어떤 정치적 지향성을 넘어서서 국가관과 역사관을 건드린다는 것은 박근혜 정권의 국사 교과서보다 더 노골적이고 더 심각한 역사 쿠데타라는 위험성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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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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