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A 2023] 전기차로 물든 내연차 본고장… 韓·日 빠진 자리 中이 채운다

편은지 2023. 9. 4. 13: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獨 대표 브랜드 총출동
내연차 본고장서 전동화 외치는 기업들… 전기·수소차 향연
현대차·토요타 빠진 자리, BYD·MG모터스 등 中 브랜드가 채워
벤츠의 전기차 엔트리 세그먼트의 미래 ‘콘셉트 CLA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엔진소리로 가득했던 내연기관차의 본고장 독일에서 조용한 전쟁이 시작됐다. 내연기관차를 주도한 독일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이 전면에 서서 전동화 전환을 외치고, 전기차 시장에선 빼놓을 수 없는 테슬라도 적극적으로 뛰어든 모습이다. 세계 3대 모터쇼로 일컬어지는 ‘IAA 모빌리티 2023’(옛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다.

특히 아시아권 업체들 중에서는 한국 대표 업체인 현대차·기아와 일본 대표주자 토요타그룹이 불참한 자리를 중국 신생 업체들이 메우면서 주목을 사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무서운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시대도 독일차”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의 미래

독일 뮌헨 시내 아포테켄 호프에 설치된 메르세데스-벤츠의 IAA 모빌리티 2023 오픈스페이스 전시장.ⓒ연합뉴스

이번 IAA에서는 전신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아성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독일 전통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해 기를 살려주는 모습이다. 내연기관 엔진을 주도했던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브랜드들이 일제히 전동화와 친환경을 외치면서 전기차 시대의 주도권 역시 전통브랜드의 것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벤츠는 이번 IAA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비전 EQXX’에서 영감을 받은 순수 전기 콘셉트카 ‘CLA클래스’를 선보인다. EQXX는 앞서 벤츠가 ‘역사상 가장 효율적인 차’라는 명목으로 내놓은 전기 콘셉트카로, CLA 클래스에도 비전 EQXX에서 계승한 기술이 탑재됐다. CLA클래스는 또 벤츠의 새 전기차 플랫폼인 모듈형 아키텍처(M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메르세데스 벤츠 콘셉트 CLA 클래스ⓒ메르세데스-벤츠

특히 CLA 클래스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소비자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최근 테슬라가 내놓은 저가 전기차 ‘모델 Y RWD’와 같이 벤츠 역시 배터리 선택권을 제조사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넘기겠다는 의미다. 특히 CLA 클래스가 엔트리 세그먼트 모델의 바탕이 될 것이란 점에서 전기차 시대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벤츠는 70년대 브랜드 아이콘 ‘C 111’을 진보적으로 재해석한 슈퍼 스포츠카 ‘비전 원-일레븐’도 선보인다. 오프로더의 아이콘 G-클래스의 순수 전기차 버전도 제시하며, ‘E-클래스 올 터레인’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BMW의 콘셉트카 'BMW 비전 노이어 클라쎄'ⓒBMW 코리아

럭셔리 독일 브랜드 경쟁사인 BMW는 그룹 차원의 개발 전문성을 담은 최신 콘셉트 카 ‘BMW 비전 노이어 클라쎄’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미래 방향성을 암시한다. 노이어 클라쎄는 전기화, 디지털화, 순환성을 기반으로 한 혁신 기술을 BMW 특유의 방식으로 결합한 결과물로, 향후 BMW의 차세대 제품군의 바탕이 될 예정이다.

또 뉴 5시리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과 완전 전기화 브랜드로 전환하는 미니(MINI) 브랜드의 미니 쿠퍼 및 미니 컨트리맨의 신규 순수전기 모델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BMW 모토라드의 도심형 순수전기 스쿠터인 CE 02도 선보인다.

BMW 수소차 'iX5 하이드로젠'ⓒBMW 코리아

올 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였던 수소차 iX5 하이드로젠 역시 전시된다. iX5 하이드로젠은 BMW X5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현재 기술 시연 및 시험 목적으로 전 세계에서 운행되고 있다. BMW의 비전에 전기차 뿐 아니라 수소차 역시 자리하고 있음을 공고히하는 대목이다.

아우디 Q6 e-트론 프로토타입의 내부 ⓒ아우디코리아

국내에선 만년 3위인 아우디는 후속 순수전기차 Q6 e-트론 프로토타입의 내부 디자인을 공개하면서 전기차 시대 새로운 프리미엄을 제시한다. 외관은 가린채 내부만 공개하면서 미래 아우디의 차량이 ‘사람 중심’을 지향할 것임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디지털 스테이지'를 통해 운전석과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뚜렷이 구분하는 등 정밀하게 조정된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콘텐츠의 배치가 돋보인다.

폭스바겐 ID. GTI 컨셉ⓒ폭스바겐코리아

ID.4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폭스바겐은 ID. 패밀리에 폭스바겐의 상징적인 고성능 라인업 ‘GTI’ 컨셉을 담은 ‘ID. GTI 컨셉’을 최초로 선보인다. 양산 모델은 2027년 출시 예정이다.

순수 전기차만을 생산하기까지 내연기관 모델들의 역할 역시 중요한 가운데 차세대 파사트와 티구안도 이번 IAA에서 선보인다. 두 모델 모두 50kW 급속 충전과 최대 약 100km의 전기 주행거리를 지원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을 새롭게 선보인다.

韓·日 빠진 자리, 중국 브랜드가 메웠다

코로나19 여파가 완연해진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IAA인 만큼 올해는 아시아권 업체들의 부스에 대한 기대감도 컸으나, 한국과 일본의 대표주자인 현대차그룹과 토요타그룹은 올해 불참을 선언했다. 특히 오랜 단골 게스트였던 현대차그룹이 IAA에 불참하는 것은 20년 만이다. 토요타그룹 역시 지난 2017년 이후 2번 연속 불참을 알렸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우위를 달리는 주요 아시아권 업체들이 비운 자리는 중국의 신생업체가 들어찼다. 올해 IAA 출격한 중국 기업은 2021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40여 곳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올해 IAA는 중국 업체들의 ‘전기차 굴기’가 돋보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물론 배터리까지 산업 장악력을 높이면서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견제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IAA에서 유럽권 전통 자동차 업체들에 긴장감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전기차 ‘신생공룡’으로 불리는 비야디(BYD)는 부스 규모부터 벤츠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 브랜드들을 압도하고 나섰다. 비야디는 이번 IAA에서 전기차 6종과 다임러와 합작해 만든 고급 브랜드 ‘덴자’를 선보인다. 또 대형 전기 세단 ‘실(SEAL)’의 SUV 버전인 ‘실 유(SEAL U)’도 유럽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에선 이미 공고한 1위에 올라선 만큼 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넓히겠다는 포부다.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소유의 MG모터는 콤팩트 스포츠카인 MG4 X파워와 SUV인 마벨R, 로드스터인 사이버스터 등 3개 순수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 지리자동차, 샤오펑, 니오 등의 중국 업체들도 전시부스를 차렸다.

IAA를 찾은 현장 관계자는 “주요 독일 브랜드와 전통 자동차업체들의 방향성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잘 알려져 왔지만 중국 업체들은 성장세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는 데다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마주하기가 어려웠던 만큼 더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브랜드들이 내놓는 결과물이 더 이상 과거처럼 무시받을 수준이 아니고, 유럽 브랜드 관계자들 역시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