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교체만 2천만원인데…전기차 관리 안 하세요?
배터리 성능 저하 방지 위해 완속충전·실내주차 권장
전기 충전 외에는 차량 관리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거나 잘 모르는 전기차 차주들이 있을 것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와 잔고장이 적은 편이라 관리가 편하고 정비소를 찾을 일도 많지 않다. 하지만 배터리 교체 비용만 2000만원이란 점을 고려한다면 차량 유지관리의 중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다른 구조인 만큼 감속기, 배터리 등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
전기차는 대체로 내연기관차의 부품 교환 주기보다 길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와의 결정적인 차이는 파워트레인이다. 내연기관차의 파워트레인은 엔진과 변속기이지만 전기차는 구동모터와 감속기가 그 역할을 한다. 이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가 5000km~1만km마다 해야 했던 엔진오일, 연료 필터, 점화 플러그 등 점검 및 교체를 할 필요가 없다.
대신에 구동모터의 토크를 높여주는 감속기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차량마다 차이가 있지만, 현대자동차는 감속기 오일 교체 주기는 아이오닉 6 기준 6만km마다 점검을 권장하고 있으며 통상적으로는 12만km도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전기차는 회생제동 기능 덕분에 물리적인 디스크 브레이크만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브레이크 관련 부품에 부담이 적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안전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를 1만km마다 점검, 브레이크 액은 5만km마다 교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둬야 할 것은 배터리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배터리는 대중화 초입인 전기차의 전문 수리 기술 비보편화 등 문제로 부분 수리가 어려워 경미한 손상에도 배터리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 이는 전기차 유지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전기차 수요 확대 저하, 폐배터리 증가로 인한 환경 오염 심화, 보험료 인상 등 문제를 발생시킨다.
한국EV충전서비스센터에 따르면 전기차는 20% 미만 배터리 용량이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20% 미만일 때 급속 충전을 하면 배터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 0~9%일 경우에는 강력한 전압이 들어가지만, 충전속도가 느려져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전기차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20~80% 일 때 충전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0%가 다 될 때까지 사용하면 배터리 수명은 30%가량 감소된다. 여기에 급속충전을 선호하는 운전자가 많지만 급속 충전은 배터리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어 가능하다면 완속충전을 해야한다.
GS칼텍스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으로 배터리 성능 저하로 주행거리가 줄거나 충전 효율이 감소되기 때문에 특히 배터리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가급적 실내나 지하주차장에 주차해 배터리 온도를 지켜야 한다.
또 전기 소모량이 큰 히터 사용은 자제하고 상대적으로 전력 소모량이 적은 열선장치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BMW iX의 경우에는 수직 형태의 버티칼 키드니 그릴이 장착돼 있는데 그릴 뒷면에는 다양한 센서 및 겨울철 서리 방지 열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영하에서 냉각수가 얼지 않도록 하는 부동액은 일반 부동액이 아닌 반드시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형 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한편, 전기차 배터리는 수리와 사용 후 밸류체인에 관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폐배터리 발생량 감소와 배터리 재활용 등을 하기 위한 사용 후 배터리의 법안이 미비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책이 이 필요하다.
이에 전기차 배터리 사용 후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배터리 팩에 고유 번호를 부여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배터리 팩 고유 번호를 부여해 사용 후 배터리를 유통·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교수는 “내연기관 같은 경우 차대 번호가 하나만 있으면 되지만, 전기차는 배터리 팩 자체의 고유 번호가 더 필요하다“며 “전기차 산업과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자동차 관리법상에서 배터리 팩에 고유한 번호를 부여해서 독립성을 갖춰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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