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잠식해가는 위안화…“中 4대 은행 대출 4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은행들의 중국 자본 의존도가 4배 넘게 급증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경제대와 함께 작년 2월 우크라전이 발발한 이후부터 올해 3월까지 러시아 중앙은행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근 14개월간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ICBC),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중국의 4대 국영 은행에서 대출 등으로 러시아 은행에 흘러 들어간 현금 규모는 총 22억 달러(2조 9000억원)에서 총 97억 달러(12조 8100억원)로 크게 늘었다. 전체 97억 달러 가운데 90%가 넘는 88억 달러를 중국은행과 ICBC 두 곳이 지원했다.
매체는 “중국 국책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달러를 대체하는 글로벌 통화로 위안화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베이징의 노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전쟁 이전까지 러시아 수출 대금의 60% 이상은 달러·유로화로 결제됐고, 위안화의 비중은 1% 미만이었다. 현재 위안화 결제 비율은 16%로 껑충 뛰었다. 전쟁 이후 서방의 대대적인 제재가 단행되면서 영미권 은행들은 서둘러 러시아를 빠져나왔다. 달러·유로가 사라진 자리를 중국 위안화가 메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는데, 이번 분석으로 실제 수치가 확인됐다.
중·러의 상품 교역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양국 교역량은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1조 2800위안(한화 250조 5000억원, 약 1900억 달러)을 기록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반면 중국의 수출입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라고 해관총서는 밝혔다.
현재 러시아에 남아 있는 서구권 은행은 오스트리아의 라이파이젠 은행이 유일하다. 이곳도 철수 절차를 밟고 있으나, 러시아 정부가 외국계 자본들이 빠져나가는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면서 사업 정리가 늦어지고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5만원 여관방, 생선 날랐다…‘조폭 에이스’ 마흔에 닥친 일 | 중앙일보
- '칼각 질서' 빛난 20만 교사집회..."또 보자" 경찰이 인사 건넸다 | 중앙일보
- "블랙핑크 최악의 공연"…프랑스 일간지, 제니 콕집어 혹평 무슨일 | 중앙일보
- 밤 되면 사라진다…보온병도 의심 받는 '이재명표 단식' 논란 | 중앙일보
- "마약 안 걸리려면 우리한테 와라"…하얀 가운, 수상한 그들 | 중앙일보
- 롤스로이스남 '또래 모임' 조폭? 집에서 의문의 1억 돈다발 | 중앙일보
- 악몽 된 축제…美사막 한복판 7만명 고립·1명 사망, 무슨일 | 중앙일보
- 인생 첫 캐릭터가 '못생긴 여자'…1000:1 뚫은 '마스크걸' 그녀 | 중앙일보
- 용인 고교 교사 숨진 채 발견…"학부모 민원에 심한 스트레스" | 중앙일보
- "구금되면 어떡해"…관광객 발길 끊긴 중국 "외국인 보면 신기"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