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중국의 경제위기를 보는 시각

2023. 9. 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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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마치 중국이 과거 버블 붕괴 후 일본경제를 닮아가는 모습이다.

한편 북경대 광화관리학원의 교수 마이클 페티스(Michael Pettis)는 중국 경제의 근본 문제는 투자 주도의 성장모델에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두 견해 모두 중국 경제문제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콜롬비아대의 애덤 투즈(Adam Tooze) 교수는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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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투자주도 성장모델 원인
부동산이 주된 화근이란 분석도
中, 과감한 규제가 생태계 혼란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지난 7월 전년동월 대비 생산자물가지수는 4.4%, 소비자물가지수는 0.3% 각각 하락했다. 전년동월 대비 수입은 12.4%, 수출도 14.5% 각각 감소했다. 중국 청년층 실업률이 지난 6월 21.3%에 달했다. 마치 중국이 과거 버블 붕괴 후 일본경제를 닮아가는 모습이다. 왜 이렇게 되었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 애덤 포센(Adam Posen)은 최근 ‘포린 어페어스’에 ‘중국경제 기적의 종말(The End of China’s Economic Miracle)’이라는 글을 발표했다. 그는 중국경제 문제의 근본적 이유는 권위주의 체제에 있다고 본다. 개혁개방 이후 권위주의적 성향을 억제해오던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생 이후 권위적 대응을 하면서 마침내 본색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확산된 두려움 때문에 중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방어적 후퇴를 택했다고 그는 분석한다. 또 중국 정부가 하이테크 기업 등에 대해 ‘공동부유’를 내세우며 강력한 규제를 한 것도 그런 두려움을 심화시켰다고 본다. 그게 소비와 투자의 위축을 불러와 경제위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포센은 중국이 전제적 통치가 아닌 법치로 전환하는 근본적인 변혁만이 중국의 성장을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에서 탈출하려는 자본과 인력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그의 견해에는 미중 간 신냉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한편 북경대 광화관리학원의 교수 마이클 페티스(Michael Pettis)는 중국 경제의 근본 문제는 투자 주도의 성장모델에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부채에 기반한 투자 중심의 성장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는데 중국 정부가 가계의 소득 성장을 억제해서 소비 비중이 낮은 게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2020년 5월 시진핑 주석은 새로운 경제모델로 ‘쌍순환’, 즉 소비를 중심으로 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하지만 두 견해 모두 중국 경제문제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콜롬비아대의 애덤 투즈(Adam Tooze) 교수는 지적한다. 그가 보기에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에 있다. 중국 부동산은 관련 산업을 포함해 국내총생산(GDP)의 20~30% 정도를 차지한다. 또 중국에선 개인 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이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이 경제의 불안정화를 유발할 주된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중국 정부는 ‘주택은 거주하기 위한 것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며 정책 방향을 전환했고, 2020년 8월 부동산융자 규제를 시작했다. 이것이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이후 부동산개발회사, 개인투자자, 지방정부 등이 채무변제를 서두르고 자산 매각에 나섰다. 주택 가격은 하락하고, 건설 도중에 방기된 물건이 증가하며 기업 도산 건수도 증가했다. 2022년 중국에서 판매된 주택의 면적은 전년 대비 24% 하락하고, 부동산 투자도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급기야 중국 최대의 부동산개발회사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碧桂園) 등이 자금난에 봉착해 존망의 기로에 섰다. 또 지방정부 토지사용권 양도수입이 급감하자 지방정부도 재정난으로 능동적인 경제대책을 실시하기 어렵게 됐다. 부동산, 인프라 투자 감소로 철강 등 기초자재 생산능력이 과잉됐고, 기업 설비투자 등도 정체됐다.

결국 중국 정부의 과감한 규제는 복잡한 경제 생태계에 혼란을 일으킨 것이다. 중국 정부가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이다. 이를 어떻게 관리해서 위기를 극복하느냐가 중국 정부의 험난한 과제가 될 것이다.

김동기 '지정학의 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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