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쌀로 밥 지으면 윤기부터 다릅니다"
매월 첫째주, 방방곡곡 진솔한 땀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체험 함양 삶의 현장'을 연재한다. <주간함양> 곽영군 기자가 함양의 치열한 노동 현장 속으로 들어가 체험하면서 직업에 대한 정보와 함께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흥미롭게 전하는 연재 코너이다. 관련 영상은 유튜브 '함양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자말>
[주간함양 곽영군]
현대인들의 식생활이 변화하며 밥 대신 빵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매년 전국적으로 일인당 쌀 소비량(KOSIS)을 봐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렇다보니 도시의 젊은이들은 쌀 생산과정에 대해 "벼를 밥솥에 넣으면 밥이 되는 것 아닌가요?"라는 말을 심심찮게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과거에는 수확을 마친 농민들이 재래식 방앗간을 찾아 인력, 우마력, 수력·풍력 등을 이용해 탈각, 정배 등의 과정을 거쳐 도정했다. 이때 방앗간은 곡식뿐만 아니라 고춧가루를 빻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떡을 뽑아주기도 했다.
지금은 마을마다 있던 방앗간은 점차 자취를 감췄고 정미소라고 불리는 미곡종합처리장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이번 체험함양삶의현장은 함양군에서 생산되는 쌀을 가공해 전국적으로 납품하는 함양농협 미곡종합처리장 하늘가애를 찾아 새로운 경험을 해보기로 했다.
"쌀 소비량 감소로 어렵지만... 수출 등으로 극복"
2023년 8월30일 오전, 화창한 날씨 속에 가을향기가 물씬 풍기는 공기를 가르며 함양읍 후동길에 위치한 정미소 '하늘가애'를 방문했다.
오늘 체험지인 이곳은 혁신적인 기술융합을 통해 함양의 쌀 가치를 높인 곳으로 유명하다. 전통적인 방식을 넘어 자동화된 생산라인까지 최신 기술을 도입해 쌀 가공을 효율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농민들은 수확한 벼를 가지고 정미소를 방문하면 벼의 무게를 측정하고 계근표를 받게 된다. 여기서 전체 벼의 무게와 수분함량 등이 표시되고 사무실로 이동해 벼 무게에 따라 수매대금을 정산 받는다.
벼의 출수기는 7월 하순에서 8월 상순까지 극조생종, 8월 상순 조생종, 8월 중순 중생종, 8월 하순 중만생종이 수확적기다.
이렇게 생산된 벼는 껍질인 왕겨와 속껍질인 겨층을 벗겨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쌀의 형태로 가공된다. 벼와 같은 작물은 꽃이 수정해 암술의 씨방이 성숙해 열매를 생성한다. 즉 우리가 먹는 쌀은 씨앗이 아닌 열매에 해당하는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벼는 탈곡으로 벼이삭을 털어내고 나오는 벼 열매를 탈각 과정을 통해 껍질인 왕겨를 벗겨낸다. 탈각으로 나온 낟알을 현미라고 부르며, 이것을 백미로 만드는 과정 전반을 도정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 앞서 이물질, 불량 벼 등과 같은 선별 작업이 3단계에 걸쳐 이루어진다. 실제로 걸러지고 있는 벼를 확인하니 이물질, 크기가 작은 벼 등 제품성이 떨어지는 벼가 걸러지고 있었다. 모든 과정은 벼를 넣고 대략 30분이면 마무리가 되며 하루에 7톤 정도의 벼를 가공할 수 있다. 또한 벼를 도정하며 생기는 왕겨와, 쌀겨, 싸라기 등 부산물은 단백질과 섬유질 등 다양한 영양 성분과 기능성을 함유하고 있다. 왕겨는 섬유소와 질소물의 함량이 많으면서도 리그닌 함량이 낮아 바이오 연료 생산에 활용될 수 있다. 나머지 왕겨는 축산분뇨와 혼합하여 퇴비로 사용되고 있다.
함양군에서 생산되는 쌀은 전국의 쌀 생산지에 비해 월등히 높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며 이수호 소장은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함양군은 2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추청벼 계약재배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타 지자체가 가질 수 없는 게르마늄 토양이 풍부한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며 "함양 쌀을 가지고 밥을 지어보면 윤기부터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쌀 생산량의 증가와 소비량의 감소로 쌀 판매에 많은 어려움이 있으나 함양농협의 꾸준한 판촉 활동으로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와 이마트 등 다수의 거래처에 판매하고 있다"며 "또한 수출을 통해 내수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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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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