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국난’ 수준 출산율 역주행 극복법

류정민 2023. 9. 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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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7명이다.

사상 첫 출산율 0.6명 시대가 임박한 셈이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통계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2명 미만으로 낮아진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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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7명이다. 사상 첫 출산율 0.6명 시대가 임박한 셈이다. 출산율(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2022년 출산율은 0.78명이었다. 2021년 0.81명에서 더 줄었다. 연초보다는 연말 출산율이 더 낮은 편이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통계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출산율 변화를 보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를 보며 자란 세대에게는 낯선 상황이다. 실제로 1976년 출산율은 3.0명에 달했다. 한반도라는 좁은 땅덩어리에서 폭발적인 인구 증가가 이어진다면 얼마나 끔찍한 미래가 예상되는지 ‘공포의 경고’가 가득했던 시대다.

정부 노력과 국민 실천으로 출산율은 꾸준히 감소 추세를 이어온 끝에 1984년에 이르러 1.74명으로 떨어졌다. 한국 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2명 미만으로 낮아진 시기다. 1980~1990년대 출산율은 1.5명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큰 흐름의 변화는 2000년대 이후 나타났다.

1명 초반대의 출산율이 이어지다가 2018년에 0.98명으로 1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2015년부터는 등락의 굴곡도 없이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출산율 저하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충격과 부담은 상상 이상이다. 근로 인구 감소에 관한 우려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역대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한 이유는 미래 성장 잠재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까닭이다.

한국의 출산율 감소는 무엇 때문일까. 사회 문화가 개선되고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선진국 현상으로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출산율이 낮은 나라가 한국이다.

선진국의 대명사인 미국은 출산율이 한국의 두 배를 넘는다. 2021년 미국 출산율은 1.66명으로 집계됐다. OECD 평균인 1.58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한국 출산율 변화는 동아시아 문화의 특성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가설은 무리가 있다.

일본의 2021년 출산율은 1.30명이다. 미국보다는 다소 낮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한국은 미국과 유럽은 물론 일본과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대 조앤 윌리엄스 명예교수가 전한 메시지는 곱씹어 볼 만하다.

"이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어요.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저출산의 그늘은 생각보다 훨씬 더 짙은 그림자를 우리에게 드리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면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9월 정기국회 일정이 시작됐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 지원과 제도 개선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

국난(國難)에 준하는 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하겠다는 자세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얘기다.

‘민의의 전당’에서 시작된 변화의 불씨가 사회 전반으로 옮겨붙을 때 출산율 역주행도 멈춰 세울 수 있다.

류정민 이슈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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