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별, ‘마스크걸’ 이후가 기대되는 배우 [D:인터뷰]
배우 이한별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데뷔작부터 단번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면서 설레는 마음을 가질 법도 했다. 그러나 이한별은 들뜨지 않고, 차근차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차분하게 다음 행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스크걸’ 제작발표회에서 이한별을 보며 “내공이 깊다고 느꼈다. 앞으로가 기대가 된다는 생각을 했다”는 고현정의 말처럼, ‘다음’이 기대되는 단단함을 갖추고 있었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한별이 인터넷 BJ로 활동하던 시절의 모미를 연기하며 나나, 고현정과 함께 모미의 일대기를 완성했다.
3인 1역이라는 색다른 시도를 한 이 작품에서 이한별은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새 얼굴이었다. 신인 배우가 모미의 초반 이야기를 담당한다는 소식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알려지지 않았고, 제작발표회에서 깜짝 공개돼 큰 주목을 받았다.
4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영상, 대면 오디션을 거친 끝에 얻은 소중한 관심이었다. 그러나 이한별은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을 때도, 또 제작발표회와 공개를 거치며 큰 관심을 받을 때도 ‘오히려 담담했다’라며 차분한 모습을 보여줬다.
“영상 오디션을 시작으로, 연기 오디션 외에도 춤 영상을 찍기도 했다. 어느 정도 과정을 거친 후에는 운동과 춤 트레이닝을 받은 후 한 달 후에 다시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이 과정이 4개월 정도 됐었다. 감독님께서도 마지막 즈음에 ‘안 되면 밥이나 먹자’라고 해 주셨다. 그래서 그런지 합격 소식을 들을 때도 마냥 쾌재가 나오진 않았다. 오디션 시간 동안 기대감을 줄이며 차분해진 것 같다. 또 그때는 너무 좋은 기회라는 동시에 ‘아 이제 정말 잘 해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의 말처럼, ‘마스크걸’의 문을 여는 큰 역할을 부여 받은 만큼, 부담감이 클 법도 했다. 물론 변화를 겪으며 변하는 모미를, 세 배우가 각자의 개성을 담아 연기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그럼에도 초반 모미의 이야기를 잘 쌓아두는 것이 중요했던 것. 이한별 또한 큰 작품에, 주인공으로 참여한다는 부담감보다는 모미의 감정을 납득 가능하게 표현하는 것에 더 큰 부담을 느끼며 열심히 준비했다.
“모미가 가진 결핍의 요소들들 표현하고 싶었다. 시나리오 속 모미를 보면서는 웹툰보다 짠하고, 애틋한 마음이 있었다. 시청자들도 모미에게 감정적으로 이입을 하는 것이 필요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뒷부분까지 이어지는 서사를 쌓아야 한다고 여겼다. 안타까운 일을 겪기만 하는 인물이 아니라, 희망을 가진 인물이라고도 여겼다. 핸섬스님과 주오남과의 일도 그렇고, 어떤 큰 사건의 계기가 되는 부분들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전체적인 흐름을 생각하며 연기를 한 것도 이한별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배우 안재홍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며 배우는 것도 많았다. 현장에서 함께 연기하진 못했지만, 자신과 같은 캐릭터를 표현한 나나, 고현정의 연기를 볼 수 있었던 것까지. 데뷔작부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
“정말 많이 놀라며 ‘마스크걸’의 뒷부분을 봤었다. 나는 나의 느낌으로만 모미를 생각했기 때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 감독님께서 각자의 개성을 살리기를 원하셔서 그랬는지, 촬영이 시작되고 나선 다른 분의 연기를 보게 하거나,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다. 그런데 그럼에도 뒷부분에서 쌓아온 사연을 바탕으로 모미가 훨씬 강해진 느낌이었다. 나나, 고현정 선배님이라 가능했던 모습들이었던 것 같다. 서로 다른 3명이 연기를 했기 때문에 시너지가 극대화된 것 같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함께한 동료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감탄한 것은 물론, 프로페셔널한 스태프들을 보면서도 감사함을 느꼈다. 단편영화에 출연하고, 또 스태프로 일하기도 하면서 수년 동안 배우 지망생 시절을 알차게 보냈지만, 그럼에도 프로페셔널한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었던 것. 이 역시 ‘마스크걸’이 남긴 감사한 경험이었다.
“단편은 우리끼리 찍는 작품이었다면, 이번에 각 파트의 전문성이 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배웠다. 내가 모미를 파고들듯이 모든 분들이 전부 한 장면을 위해, 캐릭터를 위해 결과물을 같이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느껴졌다. 의상, 분장부터 미술, 소품, 세트까지 모두. 감독님이 그리신 큰 그림 중 베스트를 선택한 것들이 모여 현실화가 되는 모습을 보며 놀랐다. 내가 모미로 보일 수 있게 정말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정서적으로도 그랬다. 촬영장이 ‘내 집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나 혼자 몰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을 돌려야 하는 부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배우가 전면에 나서니 주목을 받곤 하지만, 배우는 감사를 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느꼈다.”
앞으로도 동료 배우, 스태프, 그리고 시청자·관객들까지. 함께 작품을 만들어나가며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지금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들뜨지 않고 차분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배우로서 당장 어디까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건 없다. 나는 그냥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어려울 때 영화를 보며 추억에 잠기고, 이런 시간들이 힘이 됐다. ‘이땐 이랬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위안을 얻었었다. 그런 작품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게 감회가 새롭다. 감사한 인생의 시작이 된 것 같다.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누군가는 내게 이런 모습을 기대해주기도 하시고, 또 위로도 받으실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같이 참여를 하는 사람으로, 관객들은 봐주시는 사람으로 함께 완성을 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억을 공유하는 존재로 오래오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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