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골프 태국발 태풍의 새로운 이름 완나샌

완나샌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짜네띠 완나샌(19·태국)이 4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7언더파 65타, 합계 26언더파로 중국의 린시위를 4타 차로 제쳤다.

1타 차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완나샌은 3번 홀부터 7번 홀까지 이글 1개, 버디 4개로 6타를 줄여 선두로 치고 나갔고 이후 3타를 더 줄여 여유 있게 우승했다.

이번 대회 공동 10위까지 11명 중 아시아계가 9명을 차지했다. 태국 선수가 3명, 중국 선수가 2명, 한국 선수가 1명이고 한국계 미국인 2명, 라오스계 미국인이 1명이다. 미국 선수 3명은 모두 아시아계였다.

톱 10에 든 11명 중 백인 선수는 유럽 선수 두 명 뿐으로 골프의 중심이 확연히 아시아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여자골프 세계 최강이자 아시아 최강이었던 한국은 이번 대회 톱 10에 든 선수가 공동 10위 장효준 한 명 뿐이다.

완나샌은 태국 선수로는 7번째 LPGA 투어 우승자가 됐다. 태국은 최근 들어 LPGA 투어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 5월 여자 골프 국가대항전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일본, 한국, 호주를 차례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자 완나샌을 포함, 아타야 티띠꾼, 에리야 쭈타누깐이 10위 이내에 들었다.

태국은 에리야-모리야 주타누깐 자매와 아타야 티띠꾼, 패티 타와타나낏 등이 간판이다. 파자리 아난나루칸, 포나농 파트룸, 나타끄리타 웡타위랍, 자라비 분찬트, 파바리사 요크튜안, 아르피차야 유볼 등도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다.

완나샌은 키가 157cm이며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가 254야드로 길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로 잰 듯 볼을 똑바로 치고 아이언의 거리 컨트롤이 매우 뛰어났으며 쇼트게임이 좋다.

그린적중률이 76.4%에 평균 퍼트수가 26개에 불과했고 벙커세이브는 100%였다. 이번 경기에서 완나샌은 한때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으며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신지애가 연상됐다.

완나샌은 2004년생으로 17세인 2021년 프로로 전향했다. 지난해 유럽 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뛰었고 연말 LPGA 투어 Q스쿨 6위로 올 시즌 출전권을 땄다. 그러나 올해 9개 대회 연속 컷탈락하는 등 성적이 나빠 조건부 시드로 강등됐다. 올해 가장 좋은 성적은 24위였고 세계랭킹은 367위로 처졌다.

그러나 월요 예선을 통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는 놀라운 실력을 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월요예선을 통해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역대 세 번째다. 2000년 스테이트 팜 클래식에서 우승한 로렐 킨(미국), 2015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이전 월요예선을 통과해 우승한 바 있다. 완나샌은 올해 우승자 중 알렉사 파노(19·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리다.

린시위에 이어 인뤄닝이 3위를 기록, 중국 선수들도 뛰어난 성적을 냈다.

한국이름이 김민경인 재미교포 지나 김도 20언더파 공동 2위다. 올시즌 LPGA 투어 첫 톱 10진입이다. 전날 10언더파를 몰아치고 공동 2위에서 경기를 시작한 장효준은 이날 이븐파에 그쳐 17언더파로 재미교포 안드레아 리와 공동 10위에 머물렀다. 15세에 미국으로 건너간 장효준은 지난해 LPGA 2부 투어를 거쳐 올해 출전권을 획득했다. 장효준도 처음으로 톱10에 들었다.

이미향이 14언더파 공동 18위, 김효주가 13언더파 공동 21위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던 메건 캉(미국)은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쳐 19언더파 공동 6위로 밀렸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