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중국産 배터리 파도…생산과잉에 덤핑 우려

권해영 2023. 9. 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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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올해 배터리 생산 능력이 자국 내 수요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덤핑(저가 투매)' 공세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시장조사업체 CRU 그룹을 인용해 올해 중국의 배터리 공장 생산능력이 연간 1500기가와트시(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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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U 그룹 분석
"올해 中 생산, 자국 수요 두 배"
덤핑 우려에 미중 긴장 고조 전망

중국의 올해 배터리 생산 능력이 자국 내 수요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덤핑(저가 투매)' 공세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시장조사업체 CRU 그룹을 인용해 올해 중국의 배터리 공장 생산능력이 연간 1500기가와트시(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기차 2200만대에 공급 가능한 배터리 규모로, 중국 내 수요인 636GWh의 두 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샘 애덤 CRU 그룹 배터리 소재 수석은 "많은 제조사들이 배터리를 과잉 생산하고, 재고를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미래 수요 급증을 예상하고, 정부 보조금을 활용해 앞다퉈 배터리 증산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 이 같은 과잉 생산은 수출 확대로 이어지고, 결국 보조금 혜택을 받은 중국 기업들이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저가 물량 공세를 통해 점유율을 늘리는 결과를 낳을 공산이 크다. 중국은 앞서 철강, 알루미늄,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도 이 같은 방식으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했다.

프랑스 배터리 스타트업인 베르코르의 창업자인 올리비에르 뒤포는 "걱정스럽다"며 "알루미늄 시장에서 본 것과 매우 유사한 일을 그곳(배터리 시장)에서 보고 있다. 이는 선점하는 행위 이상"이라고 말했다.

중국 배터리 생산량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발표된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에 따르면 2027년 중국 배터리 생산량은 수요의 네 배에 달할 전망이다. 2030년엔 중국 자동차 시장을 완전히 전기차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배터리 물량의 두 배를 생산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 일각에선 2030년 유럽의 배터리 공급량이 500GWh 가량 부족한데, 중국의 공급 과잉이 이를 상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방 자동차 업계의 한 임원은 "중국이 다른 시장에 덤핑할 가능성이 확실히 있다"고 내다봤다.

배터리 보조금을 통한 중국의 자국 산업 육성은 서방과의 긴장 관계를 더욱 고조시킬 우려가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각각 북미와 역내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한 외신은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가 악화되면 기업들은 태양광 산업처럼 수출로 눈을 돌릴 위험이 있다"며 "이는 중국과 서방 간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웨덴 배터리 제조사인 노스볼트의 전략·지속가능 부문 부사장인 패트릭 안드레아슨은 "중국산 저예산 배터리의 대규모 수입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유럽의 열망을 꺾고, (이 열망을) 전략적인 실수로 보이게끔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이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속도를 내면서 자국 내에서 배터리 생산량을 모두 소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기상조건에 따른 발전량 변동) 문제를 보완하려면 전력을 저장해 둘 배터리가 필요해서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중국의 배터리 에너지 저장 수요가 70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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