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대선 전 '尹가짜뉴스' 제작 정황…검찰 수사 전방위 확대
뉴스타파, 대선 사흘 전 해당 녹취 파일 편집본 공개…민주당 "대장동 몸통 윤석열" 주장
김만배, 윤석열 '대장동 몸통' 몰기 위해 가짜뉴스 기획 정황…"윤석열이 커피 타줬다고 말하겠다"
MBC, 대선 이틀 전 관련기사 네 꼭지 보도…MBC 제3노조 "뭘 믿고 김만배 말 그대로 틀어줬나"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대장동 의혹'의 방향을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로 돌리기 위해 "윤 후보가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를 만나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했다"는 내용의 '가짜 뉴스'를 만들어 냈다는 관련자 진술과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대 대선판을 뒤흔든 대장동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양새이다.
4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021년 9월 15일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과 만나 '윤석열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때 조 씨를 만나 사건을 무마했다'는 내용의 허위 인터뷰를 했다. 신 씨가 자문위원으로 있는 뉴스타파는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해당 녹취 파일 편집본과 내용을 공개했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김만배 인터뷰 다음 달인 2021년 10월부터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대선 직전 뉴스타파의 녹취 파일이 나오자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김만배 씨는 신학림 씨와 허위 인터뷰를 한 직후인 2021년 9월 말 조우형 씨에게 "이 형(김만배)이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사건을 끌고 갈 것이니 너는 그냥 모른 척하고 있으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점은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회계사가 검찰에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을 제출한 직후로 전해졌다.
김 씨는 또 조 씨에게 "이재명을 끌어들이면 안 된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개인 일탈로 몰고 가야 되니 인터뷰 요청이 오면 너도 그런 취지로 이야기 하라"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이런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당시 문재인 정부 검찰의 대장동 수사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됐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특혜 개발 사건의 주범으로 가장 먼저 구속됐다. 정진상·김용 씨 등 이 대표 측 수사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가운데 대선이 치러졌다.
검찰은 김만배 씨가 윤석열 후보를 '대장동 몸통'으로 몰기 위해 가짜 뉴스를 기획한 다른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2021년 9월 15일 신학림 씨와의 허위 인터뷰 즈음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게 전화를 걸어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윤석열 등이 커피를 타줬다고 말할 테니 양해해 달라"며 '입단속'을 했다는 것이다.
또 2021년 9월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던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씨에게도 연락해 "그때 조우형이 커피를 타 준 게 윤석열 맞지?"라고 물었고 남 씨는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고 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김 씨가 귀국을 앞둔 남 씨를 상대로 '윤석열 커피' 진술을 유도하려 한 정황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 씨는 실제 귀국한 뒤 2021년 11월 19일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 검사가 조 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말을 김만배 씨한테 들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조 씨는 같은 달 검찰에서 "윤석열 검사가 아닌 박모 검사를 만났다"며 이를 부인했고 같은해 12월 이뤄진 남 씨와 조 씨의 대질신문에서 남 씨는 "직접 조 씨에게 들은 것 아니라 착각했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는 일부 언론이 '윤석열 부실수사 의혹' 보도를 내보내기 시작한 2021년 10월 16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 검사로서 대장동 대출 건을 수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 후보"라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또 같은 달 18일 경기도 국감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명백한 부실 대출이었는데 윤석열 후보가 주임 검사로서 수사를 하면서 이 부분(대장동)을 뺐다"고 주장했다.
보도는 대선 직전까지 계속됐다. JTBC는 2022년 2월 21일 "남욱씨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커피 타줬다고 조우형씨가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후보는 나흘 후 TV 토론에 나와 윤 대통령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줬느냐"고 물었다.
MBC는 대선 이틀 전인 2022년 3월 7일 뉴스데스크에서만 관련 기사 네 꼭지를 보도했다. 당시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도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만배씨 발언을 비롯해 반복적으로 같은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면 주장의 일관성이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의 몸통이라는 주장은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신학림씨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김만배 인터뷰' 내용이 가짜라는 게 알려지자 MBC 제3노조는 이달 2일 성명서를 내고 "대선 직전엔 뭘 믿고 네 꼭지나 할애해 김만배 씨의 말을 그대로 틀어줬는가"라며 "MBC 뉴스데스크가 사실상 그들과 한배를 탔다"고 비판했다.
신 씨는 김 씨와 허위 인터뷰를 한 뒤, 대선 사흘 전 뉴스타파가 이를 보도하게 한 대가로 1억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신 씨는 "내가 쓴 책 세 권을 팔고 받은 돈으로 인터뷰 내용이 허위인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에서 진실을 숨기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검찰의 진상규명 방해 시도 수사는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대장동 사건은 지난 20대 대선 당시 첨예한 정치적 쟁점이었기에 검찰도 이번 사건을 사실상 '대선 개입'으로 판단하고 있다.
허위 인터뷰부터 재판 위증까지 검찰이 수사 중인 의혹이 진실로 드러날 경우 진행 상황에 따라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으로 초점이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여러 사법방해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돈을 주고받은 시점과 명목 만들기 등 혐의 여부를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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