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도 9번도 '만능' 손흥민… '클린스만이 고려하는 8번 기용' 폐기해야 하는 이유 보여줬다

김정용 기자 2023. 9. 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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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 소집 직전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서 얼마나 파괴력 있는지 증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의 최근 활약을 주시했다면, 기존에 말했던 8번(중앙 미드필더) 기용 아이디어는 실제로 쓰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6월 A매치 2연전 후 인터뷰에서 "상대가 수비에 치중하는 상황을 겪게 될 텐데, 공격수 두 명을 놓고 손흥민을 8번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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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제임스 메디슨(이상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국가대표팀 소집 직전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서 얼마나 파괴력 있는지 증명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이 내비쳤던 중앙 미드필더 기용은 폐기해야 할 아이디어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토트넘이 번리를 5-2로 꺾은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시즌 첫 골부터 3번째 골까지 연달아 꽂아넣은 손흥민은 후반 27분 교체되며 체력 안배까지 받았다.


최전방에서 손흥민의 경기력은 환상적이었다. 상대 번리가 수비라인을 전진시키는 팀이었는데, 이처럼 공간이 있을 때는 손흥민이 누구보다 위력적인 원톱이라는 걸 보여줬다. 손흥민은 상대 수비 배후를 효과적으로 공략했으며, 측면으로 빠지며 윙어들을 지원하기도 했다. 2선으로 내려가 패스를 순환시키는 플레이까지도 보여줬다. 여기에 토트넘과 번리가 벌인 전방압박 대결에서도 손흥민의 압박 참여가 매우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팀이 판정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도 이번 시즌 좋은 모습을 이어왔다. 원톱 히샤를리송이 리그 무득점이지만 토트넘은 앞선 3경기에서 2승 1무로 순항 중이었다. 손흥민이 좋은 패스 전개와 침투로 측면에서 공격을 활성화시켜준 것이 효과적이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경기당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는 2.3회다. 오른쪽 윙어데얀 쿨루세프스키가 더 플레이메이커 성향이지만 1.8회에 그친 것에 비하면 손흥민의 패스가 더 위력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원톱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으므로 팀의 세부 전술이 받쳐준다면 투톱 역시 잘 소화할 거라 기대할 수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기존 파트너였던 해리 케인(현 바이에른뮌헨)과 사실상 투톱으로 오랜 기간 뛴 경험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의 최근 활약을 주시했다면, 기존에 말했던 8번(중앙 미드필더) 기용 아이디어는 실제로 쓰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6월 A매치 2연전 후 인터뷰에서 "상대가 수비에 치중하는 상황을 겪게 될 텐데, 공격수 두 명을 놓고 손흥민을 8번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클린스만 감독이 선호하는 4-4-2 포메이션을 고수하면서 공격숫자를 최대한 늘리려는 생각으로 풀이됐다. 투톱에 조규성, 오현규 등 더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들을 우겨넣고, 2선 플레이 능력이 있는 손흥민은 중앙 미드필더 자리로 내리겠다는 생각이다. 이로써 사실상 스트라이커가 3명인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손흥민(남자 국가대표팀). 서형권 기자
데얀쿨루세프스키,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왼쪽부터, 이상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많은 골은 공격수를 무턱대로 늘렸을 때 나오는 게 아니라, 팀 전체의 공격 완성도가 향상됐을 때 나온다. 손흥민이 공격 포지션에서 중요한 임무를 맡고 뛸 때 토트넘 전체 공격이 활성화되고 본인과 동료들의 골이 모두 늘어나는 현상을 이번 시즌 초반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을 8번으로 내리면 장기인 전방에서의 슛과 공격작업이 아닌, 거의 해본 적 없는 3선에서의 패스 배급을 하다가 순간적으로 득점에 가담하도록 해야 한다.


여러 해외 분석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토트넘 등 유럽축구 경기를 논평해 온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의 최근 경기력이 어떤 전술에서 나왔는지 참고할 데이터가 충분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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