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車노조, 파업 가능성…첫 빅3 동시 총파업 우려
강성 노조위원장, 시한 연장 대신 파업에 무게
3사 동시 총파업 시 1兆 넘는 손실 불가피
전미자동차노조(UAW)가 4년 만에 단체 교섭 중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랜티스 등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 3사를 상대로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노사 간 협상 시한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양측의 견해차가 큰 상황이어서 사상 첫 빅3를 상대로 한 동시 파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향후 미국 경제에 끼칠 여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노조와 회사 간에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노사 협약 체결 시한이 2주도 남지 않아 어떤 형태든 파업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전날 CNBC방송도 "빅3 자동차 제조업체가 UAW의 파업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숀 페인 UAW 위원장이 피켓 시위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트로이트 세 자동차 업체와 UAW의 협상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이뤄졌다. 지난 7월 시작한 이번 협상의 마감 시한은 오는 14일이다. 마감 시한 이후라도 양측이 교섭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느끼면 파업 없이도 계속해서 협상이 지속될 수도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문제는 페인 위원장이다. 기존 UAW 위원장은 계약 만료 시한이 임박하면 협상 시한을 연장하기도 했지만, 강성인 페인 위원장은 이미 협상 시한 연장을 강하게 거부하며 파업 가능성을 미리 언급했다. 그는 "14일이 최종 시한"이라면서 "그날부터 시위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관계자들은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페인 위원장이 지난해 당선될 당시 그의 강성 노선이 노조원들의 지지 요인이 됐던 만큼 협상 기한을 연장해 나가기보다는 파업으로 결과물을 얻어내는 선택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모건스탠리가 최근 99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8%가 "파업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도 24%로 뒤를 이었다. 응답자 96%는 파업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인 오토 포캐스트 솔루션스의 샘 피오라니 부회장은 NYT에 "페인 위원장이 전쟁을 선언했고, 이는 곧 전투가 벌어진다는 뜻이며 그 전투는 바로 파업"이라며 "UAW 지도부가 회원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는 걸 증명할 필요가 있어 파업을 안하고 넘어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아트 위튼 코넬대 교수도 "파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장 견해차가 큰 스텔랜티스에서 먼저 파업을 진행한 뒤 포드와 GM까지 파업 대열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UAW가 GM, 포드, 스텔랜티스 등 3사에서 동시에 총파업한 경우는 없다. 직전 협상이 이뤄진 2019년 당시 GM을 대상으로만 한차례 파업을 한 적은 있다.
노조 측은 이번에 빅3 회사가 최근 4년간 큰 수익을 거두고 최고경영자(CEO)들도 막대한 보상을 받아 갔다면서 노조원의 임금 최대 40%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 퇴직연금 인상, 복리 후생 개선, 신입 사원 임금 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포드가 9%의 임금 인상과 일회성 일시급을 지급하겠다고 답하는 등 빅3 회사도 견해차를 줄이기 위한 제안을 내놓고 있지만, 협상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UAW는 지난달 31일 GM과 스텔랜티스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제소했다. UAW가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두 자동차 제조업체가 지난 6개월 동안 임금과 복지 혜택에 관한 노조와의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았다고 제소 이유를 밝혔다. GM과 스텔랜티스는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부인했다.
UAW 노조원은 약 15만 명에 달한다. 실제로 이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미국의 자동차 산업과 미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 컨설팅 업체인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은 동시다발적으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GM·포드·스텔랜티스가 열흘간 총 9억89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양측의 협상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UAW가 중산층 수준을 유지할 계약을 맺을 자격이 있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노조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노조 표심을 잡기 위한 조치였다. 파업이 이뤄질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UAW가 파업을 시작하면 현대자동차와 삼성·SK·LG 등 미국에 진출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협상 내용에는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근로자 처우 개선도 주요 사항으로 포함돼 있다.
NYT는 "이번 협상은 생산 라인에서 근로자가 더 적게 필요한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계약 조건에 따라 근로자와 회사가 전기차 중심의 자동차 산업에서 어떻게 지낼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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