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당신의 수명을 훔친다
혈관 손상 유발… 혈압·콜레스테롤 관리를
혈압·콜레스테롤 높으면 수명 10년 감소
혈관 청소하는 HDL 콜레스테롤 높여야
HDL 콜레스테롤 높으면 심장병 66% 줄어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은 국내 사망 원인 2위, 4위(1위 암, 3위 폐렴)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인 병이다(2021년 사망 원인 통계 자료, 통계청). 국내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한 해에 심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가 약 2000만명에 달한다. 심뇌혈관질환을 촉발하는 두 원인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을 반드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전세계 심뇌혈관질환 사망자 중 고혈압이 원인인 경우는 무려 약 1100만명, 높은 LDL 콜레스테롤(혈관에 염증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원인인 경우 역시 약 380만명이나 된다. 특히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그 자체만으로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고혈압 위험까지 높여 마치 심뇌혈관질환 발생 가속화에 '액셀'을 밟아버리는 작용을 한다.
고혈압·고콜레스테롤 모두 있으면, 기대수명 10년 감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왜 혈압까지 상승할까? 콜레스테롤이 혈관 내막에 쌓여 혈관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혈관이 좁아지면 심장이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기 위해 더 많은 '압력'을 가하면서 혈압이 높아진다. 그런데 혈압이 높아지면 세게 흐르는 혈액에 의해 혈관에 상처가 생기는데, 상처 부위에 다시 콜레스테롤이 축적된다. 즉,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면 혈압이 높아지고, 높아진 혈압이 다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가중된다.
실제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을 동시에 겪으면 기대수명이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로버트 클라크(Robert Clarke) 교수팀은 런던 공무원 남성 1만8000여명을 38년 추적 관찰해 ▲흡연 ▲혈압 ▲콜레스테롤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얼마나 높이는지, 50세 이후의 기대 수명에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비흡연자의 경우, 고혈압(140㎜Hg 이상) 또는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193㎎/㎗ 이상)를 갖고 있을 때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각각 1.76배, 1.21배 더 높았다. 게다가 고혈압과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동시에 갖고 있는 비흡연자의 경우는 사망 위험이 2.02배 로 급증했다. 또한 비흡연자이면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사람들의 50세 이후 기대수명은 33.3년이었던 반면, 같은 비흡연자이면서 고혈압과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에 모두 해당하는 사람은 50세 이후 기대수명이 29.1년에 그쳤다. 더 나아가 흡연자 중에서 고혈압과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은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09배 더 높았고, 50세 이후 기대수명은 23.7년으로 나타나 비흡연자이면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사람들에 비해 기대수명이 약 10년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만인 54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드러났다. 이 연구에 따르면, 수축기혈압이 140㎜Hg 이상일 때 남녀 각각 4.39년, 5.18년씩, 이완기혈압이 90㎜Hg 이상일 때 남녀 각각 4.29년, 5.21년씩 수명이 줄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도(35㎎/㎗ 미만)' 남녀 각각 2.52년, 4.25년씩 수명이 줄었다는 것이다. HDL 콜레스테롤은 LDL 콜레스테롤과 반대로 혈관을 깨끗하게 유지시키는 콜레스테롤이다. HDL 콜레스테롤의 정상 범위는 남성 40㎎/㎗ 이상, 여성 50㎎/㎗ 이상이다.
'수명 도둑' 심혈관질환 막으려면, HDL 수치 관리해야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고혈압, 고콜레스테롤을 피하는 것 못지않게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 건강한 100세 장수인들의 특징 중 하나가 높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다. 대표적인 장수 연구에 따르면, 100세인들의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평균 84㎎/㎗로 매우 높았고, 총 콜레스테롤에서 HDL 콜레스테롤이 차지하는 비율도 32%로 정상인(25%)보다 훨씬 높았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내막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청소차' 같은 역할을 하는 일종의 '콜레스테롤 운반체'다. 이로 인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크게 낮춘다. 실제 한국인 26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HDL 콜레스테롤 수치 35㎎/㎗ 미만을 기준으로,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35~44㎎/㎗일 때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남녀 각각 34%, 31% 더 낮았으며, 60㎎/㎗ 이상일 때 심혈관질환 위험이 남녀 각각 66%, 49%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HDL 콜레스테롤은 심혈관질환의 주범 고혈압 위험도 낮춘다. 일본인 약 150만명을 대상으로 H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9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의 고혈압 발병률을 확인했다. 그 결과, 9개 그룹 가운데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낮은 그룹(20~39㎎/㎗)의 고혈압 발병률은 41.2%인 반면, 가장 높았던 그룹(110㎎/㎗ 이상)의 고혈압 발병률은 26.5%에 불과했다. 고혈압 발병률이 23.7%로 가장 낮았던 그룹의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90~99㎎/㎗였다.
참고로,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0~99㎎/㎗ 범위 안에 있을 때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수록 고혈압 발병 위험이 낮아지지만,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00㎎/㎗ 이상으로 과도하게 높아지면 고혈압 발병 위험이 다시 조금씩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혼자 사는 고혈압 환자, 건강 상태 분석해보니…
- 고혈압 치료제 '로사르탄' 불순물 허용량 초과… 문제품 회수
- "혼자 사는 청년, 고혈압 위험 1.4배 높다"
- 고혈압 막아주는 식품 4가지
- 국민병 고혈압 방치했다간… 질병 도미노 못 막는다
- "'이것' 먹고 속 부대껴 죽을 뻔"… '사랑과 전쟁' 유지연, 그래도 포기 못한다는 음식은?
- “개에게 물리고 2년 뒤 ‘돌연 사망’”… 베트남 여성, ‘이것’ 방심이 원인?
- 슬림 탄탄 박소담, 고난도 '이 동작' 인증… 어떤 효과 있는 운동?
- 경기북서부해바라기센터 개소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성료
- “51세 맞아?” 타고난 유연성 미나… ‘이 운동’이 탄탄 몸매 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