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폐암 환자 5년에 가까운 기다림… 정부, 올해는 결실 맺어주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대한폐암학회 이사장)​ 2023. 9. 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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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암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2021년 폐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1만8902명으로, 전체 암 사망자의 22.9%를 차지한다.

수 많은 폐암 환자 및 가족들 그리고 의료진들의 긴 기다림에 이제는 정부와 제약사에서 응답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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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대한폐암학회 이사장)​
폐암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암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2021년 폐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1만8902명으로, 전체 암 사망자의 22.9%를 차지한다. 즉, 암으로 사망한 5명 중 1명은 폐암으로 사망했단 얘기다.

고무적이게도 다양한 폐암 치료제가 개발돼 있지만 문제는 급여 여부다. 국내 치료 환경에서 치료제 사용은 허가 보다는 급여 여부를 따라가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만 5년을 향해가는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의 1차 치료제로의 급여 확대 논의는 의료진이자 대한폐암학회 이사장으로서 가장 답답하고 안타까운 안건이다. 최근 암과 같은 중증질환에 있어 급여일정을 단축하고자 애를 쓰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도 타그리소 급여는 가장 큰 숙제일 거라 짐작해 본다.

타그리소는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에서 글로벌 대규모 임상을 통해 1세대 표적항암제보다 연장된 무진행생존기간, 전체생존기간을 입증한 ,  글로벌 표준치료제이다. 항암치료에 있어 교과서라고 불리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현재 가장 권고하고 있는 치료제이다. 이 말은 현재 가이드라인에 비춰봤을 때,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를 타그리소가 아닌 다른 치료제로 시작한다는 것은 공인된 최신 치료 방법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제 우리 연구자들은 타그리소 1차 치료 후 내성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치료 옵션을 탐색하고 있다. 즉 타그리소가 이미 전세계 표준치료제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그 넥스트 치료 전략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임상 강국이라 자부하는 한국에서, 우리 의료진들은 연구실과 진료현장에서의 괴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을 마주한다. 실로 매우 답답한 심정이다.

지난 4년반이 넘는 시간동안 정부와 회사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을 알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학회 및 의료진들도 함께 협력해 왔다. 그 시간과 노력이 있었기에 비록 많이 늦었지만, 타그리소의 급여 프로세스도 진척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간의 헌신과 노력, 특히 환자분들의 기다림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이제는 하루라도 빨리 급여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마지막 박차를 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치료제 선택은 의료진들의 몫이여야 한다는 점이다. 의료진 관점에서 보면, 환자 개개인을 위한 최선의 치료제를 처방하는데 타그리소 1차 급여는 미룰 수 있는 혹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다.

더 이상 폐암 환자들이 치료 보다 치료비 걱정을 먼저 하지 않도록, 의료진이 의과학적 데이터와 치료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글로벌 표준치료의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다. 벌써 4년하고도 9개월이 지났다. 수 많은 폐암 환자 및 가족들 그리고 의료진들의 긴 기다림에 이제는 정부와 제약사에서 응답해주기를 바란다.

*이 칼럼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대한폐암학회 이사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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