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매직' 광주, 선두 울산마저 집어삼키다

박시인 2023. 9. 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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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리그1 29라운드] 울산현대 0-2 광주FC

[박시인 기자]

 
▲ 베카 광주의 공격수 베카가 울산전에서 득점한 이후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FC의 '이정효 매직'이 K리그를 강타하고 있다. 이번에는 리그 선두 울산마저 집어삼켰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3일 오후 4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 울산 현대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9경기 무패를 내달린 광주는 승점 45를 기록하며, 리그 3위 도약에 성공했다. 1위 울산(승점 61)은 포항(2위 승점 53)에 8점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광주, 1위 울산에 공격 축구로 승리

홈 팀 울산은 4-2-3-1 포메이션에서 전방에 마틴 아담을 두고, 2선에 바코-김민혁-루빅손을 내세웠다. 이동경-이규성이 미드필드를 맡았고, 포백은 이명재-김영권-정승현-설영우,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광주는 4-4-2를 꺼내들었다. 이건희-베카 투톱, 하승운-이희균-정호연-김한길이 미드필더에 포진했다. 수비는 이민기-이순민-안영규-두현석, 골문은 김경민이 지켰다.

울산은 후방에서 침착하게 점유율을 높이며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광주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강한 압박, 집념을 보였으며, 라인을 높이 설정해 맞불을 놨다. 이러한 것이 밑바탕이 돼 광주가 전반 1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승운이 중원 공 경합에서 상대의 실수를 이끌어냈다. 정승현 옆으로 공이 흐르자, 페널티 박스에서 침투를 감행한 이건희가 조현우 골키퍼를 따돌린 뒤 왼발로 마무리지었따.

울산은 더더욱 공격을 강화하며 광주 진영에서 공 소유 시간을 늘렸다. 전반 29분 이명재, 30분 바코의 유효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광주는 전반 35분 부상을 당한 이민기를 빼고 아론을 넣었다.

울산의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동경 대신 윙어 엄원상을 교체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후반 초반 오히려 광주가 한 골을 달아났다. 후반 9분 이희균의 슈팅이 수비 맞고 팅겨나왔고, 페널티 박스 아크 정면에서 베카의 환상적인 오른발 강슛으로 조현우 골키퍼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곧바로 울산은 주민규와 이청용을 넣으며 공격 지향적인 전술로 전환했다. 하지만 광주의 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지 못했다. 후반 21분 마틴 아담의 헤더가 골문을 벗어났다. 울산은 보야니치를 투입하자, 광주도 오후성과 이상기를 투입하며 울산의 변화에 맞대응했다.

울산은 후반 31분 주민규의 결정적인 헤더가 김경민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후반 38분과 41분 각각 엄원상, 바코의 슈팅도 무용지물이었다. 광주의 조직적인 수비는 90분 내내 흔들림이 없었다. 결국 울산 원정에서 대어를 낚은 쪽은 광주였다.

이정효 감독, 광주의 무서운 돌풍 이끌다

광주는 지난 시즌 K리그2(2부 리그)에서 정상에 오르며 K리그1으로 승격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았다. 뚜렷한 스타 플레이어가 없는데다 K리그1을 처음 경험하는 이정효 감독의 지도력이 통할지는 미지수였다.

심지어 이정효 감독은 약팀이라고 해서 수비 축구를 구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백패스를 지양하는 대신 유기적인 패스와 직선적이면서도 빠른 공격 축구를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자칫 무모할 수 있는 이러한 전술이 완벽하게 먹혀들면서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정효 감독의 축구가 완전히 꽃을 피운 모습이다. 올 시즌 K리그 선두 울산과의 앞선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지만 이날 완벽하게 복수에 성공했다. 2015년 7월 11일 원정 경기(1-0) 이후 8년 만에 울산전 승리다.

심지어 수비의 핵심 자원인 티모의 부상 이탈, 허율과 아사니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으며, 2선 측면을 맡고 있는 엄지성은 올림픽 대표팀으로 차출됐다. 주전급 다수가 빠진 상황에서도 이정효 감독은 울산을 상대로 맞불을 놓으며 승리를 챙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시즌 12승째를 쌓은 광주는 구단 사상 1부리그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무엇보다 광주의 상승세가 파이널 라운드를 앞둔 시점까지 이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최근 9경기에서 4승 5무를 기록하며, 패하는 법을 잊은지 오래다. 29라운드 현재 3위로 올라선 광주는 파이널A 진출을 넘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
(울산문수축구경기장, 2023년 9월 3일)
울산 현대 0
광주FC 2 - 이건희 17' 베카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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