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고가 레깅스 '불티'…천원숍은 파리만 '美양극화'

CNN "계층 간 소비 격차 커지고 있어"

미국에서 '요가복 업계의 샤넬'로 불리는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이 호실적을 냈지만, 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미국판 천원숍' 달러 제너럴(Dollar General)의 실적은 하락세를 보여 계층 간 소비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가복계 샤넬' 룰루레몬 2분기 매출↑…"신규고객 계속 유입 중"

3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룰루레몬의 지난 2분기 순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8% 늘었고, 매출총이익은 23% 증가했다.

캘빈 맥도날드 룰루레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기존 고객은 여전히 지갑을 열어 돈을 쓰고 있고, 신규 고객도 계속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룰루레몬은 레깅스 한 벌에 10만원이 넘는 등 결코 저렴하지는 않다. 그러나 오히려 비싼 가격 때문에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미국 여성들 사이에선 되레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회사 오펜하이머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나겔은 고객들이 여전히 룰루레몬과 같은 혁신적인 브랜드를 위해 돈을 쓸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나겔은 "(룰루레몬은) 신제품을 계속 시장에 출시하고 있는 매우 강력한 브랜드고, 안목 있는 소비자들은 이를 지출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판 다이소' 달러 제너럴, 소비자 지출 감소에 어려움 호소

반면 달러 제너럴은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저가 제품을 주로 판매해 '미국판 다이소'로도 불리는 달러 제너럴은 미국과 멕시코 등에서 1만800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달러 제너럴 측은 최근 소비자 지출이 줄어든 데다 도난 피해가 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제프 오언 달러 제너럴 CEO는 "핵심 고객들이 계속해서 재정적 압박을 느낀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시장분석업체 글로벌데이터의 닐 손더스는 "일시적이었던 팬데믹(코로나19) 지원금 혜택이 사라지면서 저소득층의 상황이 악화했다"며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품목의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했다.

달러 제너럴과 비슷한 할인점 체인 업체인 '달러 트리' 역시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고객들이 몇 년간의 지출 확대 이후 쇼핑 패턴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웰스파고의 경제 전문가 섀넌 시리는 미국의 저소득 가구가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가구는 저소득 가구"라며 "식료품과 에너지 같은 것들이 그들의 가계 예산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